27일 국가유산청이 '경복궁 선원전 편액'을 공개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100여 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온 경복궁 선원전 편액(현판)이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조선 고종의 경복궁 재건 시기인 1865년 제작된 이 편액은 검은색 바탕에 금색 글자로 위계가 높은 편액으로 평가된다.

가로 312㎝, 세로 140㎝로 현존 현판 가운데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선원전은 조선 임금의 어진을 보관했던 궁궐 내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이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이날 "지난해 2월 일본에서 환수한 편액은 1년간 보존처리와 과학·학술 조사를 통해 고종 때 재건된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편액으로 추정된다"며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예술적 가치도 뛰어나다.

3·1절을 앞두고 공개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환수에는 게임사인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라이엇게임즈는 2012년부터 국가유산청과 협약해 문화유산 환수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번이 7번째 환수 유산이다.


편액의 바탕판은 옻칠(흑칠)을 했고, 글씨는 금을 사용한 금자(金字)이며 테두리를 연장한 봉은 구름무늬를 조각해 격식이 높은 현판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네 변의 테두리를 둘렀는데 테두리에는 부채, 보자기 등의 칠보 문양을 그려 길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이 편액의 유통 경로는 미궁에 빠져 있다.

이 편액은 2023년 11월 일본 경매 회사에 출품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가유산청이 부랴부랴 환수에 나섰다.

경매를 일단 중단시키고, 후원사인 라이엇게임즈가 매입해 국가유산청에 기증하는 형식을 갖췄다.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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