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내 ETF 시장이 최근 수년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순자산총액 17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외연성장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고속성장중인 한국의 ETF 시장이 지난해 말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세계 11위, 일평균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세계 5위에 등극했습니다.

2020년에 52조 원 수준이었던 국내 ETF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했는데, 특히 지난 한해만 약 50조 원 규모의 외연 확장에 성공하며 순자산총액 17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가 급증하면서 ETF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이 다양한 상품을 발빠르게 내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퇴직연금과 공적연금 등에서 자금 유입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습니다.

다만 급성장한 시장을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경쟁적으로 출시된 ETF 가운데 다수는 유행에 편승해 우후죽순 생겨난 테마형 ETF입니다.

이들 ETF는 시장에 불필요한 과열을 가져오고 투자자들에게 투기심리를 조장할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또 자산운용사마다 유사한 미투상품을 쏟아내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거래량이 적은 '좀비 ETF'가 다수 양산되는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순자산총액 증가분의 약 75%가 '해외자산을 기초로 하는 해외형 ETF'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들 상품의 경우 사실상 국내 경제의 질적성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준서 /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 "해외주식 ETF의 성장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많이 상승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인 부는 해외기업으로 전이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증시) 시가총액 상승에 대한 왜곡현상이 발생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도 국내 ETF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돼, 시장규모 2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요시장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큰 만큼, 본격적인 내실다지기에 나서야 할 때라는 주문이 나옵니다.

매일경제TV 이정호입니다.[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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