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이라고 다 같은 줄 아나”…표정 엇갈린 펀드 투자자들, 대체 왜

희비 갈린 그룹주 ETF
현대차그룹·SK만 순항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올해 국내 증시가 업종별로 성과가 크게 갈리면서 5대 그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희비가 엇갈렸다.


배당확대 및 인도법인 기업공개 등으로 주목을 받았던 현대차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두 그룹은 비교적 선방했다.


반면 2차전지와 화학주 위주로 사업을 하는 LG와 포스코그룹은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20일 매일경제가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 등 5대 그룹에 투자하는 주요 ETF 5종을 비교해본 결과 올들어 수익률이 가장 좋은 건 9.52% 수익을 기록 중인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로 나타났다.


ETF 구성비중의 21.41%에 달하는 현대차그룹의 맏형, 현대차가 올들어 7.37% 수익률을 기록하며 양호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하반기 들어 30% 가까이 하락하며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과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추진 등 각종 호재로 상반기에만 44.96% 오른 덕에 올해 수익률을 양호하게 유지했다.


전체 비중의 20.93%에 달하는 기아가 1.90% 하락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18.29% 비중의 현대모비스가 24.63%나 상승하며 그룹주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현대차그룹 뒤를 이은건 SK그룹이다.

KOSEF SK그룹대표주’는 올들어 2.86% 올랐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SK스퀘어 등을 바탕으로 올해 대표 테마인 인공지능(AI)의 영향을 받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4 16단을 2025년 하반기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최근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에서도 16단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며 HBM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있어 올해 주가가 20% 가량 올랐다.


SK스퀘어 또한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과 SK하이닉스 실적 상승에 힘입어 주가가 50% 이상 올랐다.


다만 ETF 구성비중의 15%에 달하는 SK이노베이션이 화학업종과 배터리 모두 올들어 부진을 지속하면서 19.32% 가량 하락해 그룹주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올해 10% 가량 하락하며 저조한 성과를 거둔 삼성그룹은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하락이 뼈아팠다.


TIGER 삼성그룹 펀더멘털은 올들어 10.03% 하락했는데 이는 삼성전자가 29.55% 하락한 탓이다.


그룹주에 속하는 삼성생명삼성중공업이 각각 밸류업 정책과 조선업 슈퍼사이클의 호재를 업고 올해 5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하락세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만해도 8만원대에 머물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4일에는 4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15일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공시하며 5만7000원대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연초 가격 대비 상당히 하락한 상황이다.


인공지능(AI) 학습·추론에 필요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 이슈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올들어 12% 하락한 LG그룹주와 48% 급락한 포스코 그룹주는 상황이 비슷하다.

화학과 배터리 시황의 동반부진이 그룹주 ETF의 성적을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화학주는 트럼프 1기 당시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량이 감소하면서 중간재로 화학제품을 공급하는 국내 화학 기업들의 실적 둔화를 목격했던 트라우마가 있다.


트럼프의 친화석연료 기조에 석유화학제품 공급망의 안정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다.

글로벌 공급과잉 여파로 시황 부진이 장기화된 것도 문제다.


LG화학이 올들어서만 41.58% 하락했고, POSCO 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도 각각 40.94%, 52.31% 하락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업종이 인정받았던 높은 밸류에이션은 미국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세와 한국 배터리 업계의 점유율 기대감 때문”이라며 “트럼프 정부 들어 보조금과 탄소 규제가 사라진면 성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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