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조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순매도했다.
개인이 320만주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때 7%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던
삼성전자는 5.98% 오른 5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초반에
삼성전자를 대거 순매수했으나 오후 들어 순매도로 전환됐다.
외국인은 이날도 1600억원어치, 기관은 30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수급 측면에서 보면 호재지만 본원경쟁력 회복과 업황 반등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투자자들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측면이 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가 반응은 당장 폭발적이라기보다는 서서히 불확실성을 제거해 나가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하락 사이클이 이제 막 시작됐으며
삼성전자의 경쟁력 회복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므로 본격 매수 시기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관계자는 "10조원이란 규모는 그간의 주가 하락과 시가총액, 현금 보유 및 현금창출 능력 대비 작다"며 "3조원만 소각하겠다고 밝히고 나머지 7조원에 대해선 명확한 계획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순매도하며 코스피에서 총 753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선물에선 181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는 이날
삼성전자 상승 효과로 2.16% 오른 2469.07에 마감했다.
과거 자사주 매입과 비교해 보면 이번이 주가 하락기 방어적 측면에서 나왔다는 차이점도 효과가 과거와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2015년과 2017년 자사주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동안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5년 10.8%를 저점으로 2016년 12%로 상승했다.
현재 ROE는 7.9%다.
과거엔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자본 효율화 효과도 있었지만, D램 업사이클에 기반해 이익 창출력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자사주 내 우선주 비율(금액 기준)도 2015년 21.9%, 2017년 16.4%에 비해 올해는 10.6%로 낮다.
이 때문에 향후 관전 포인트는 쇄신안 발표와 조직 개편 이후 전략 방향성 등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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