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코스닥을 지탱해온 바이오 관련주가 미국발 악재와 금리 인하 지연에 따라 주가 조정을 받고 있다.

반면 의료 인공지능(AI) 업종은 기관투자자의 매수가 몰리며 상승세를 탔다.

18일 코스닥에서 알테오젠은 6.86% 하락한 40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알테오젠은 이달 초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4000억원 규모 ALT-B4 기술수출 소식에 급등한 바 있다.


10월 초 33만원이던 주가가 한 달 만에 30% 상승했으나 지난 11일 고점(44만5500원)을 찍고 내리막에 접어들었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뿐만 아니라 리가켐바이오도 5.67% 하락하고 에이비엘바이오는 3.23% 내렸다.

전반적으로 바이오 업종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간약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HLB만 25.36% 상승한 7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이는 신약 관련 실사가 다시 진행된다는 소식으로 최종 승인 여부는 내년 3월에 결정된다.


바이오주의 주가 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 당선으로 미 국채 수익률이 오르자 시작됐다.

성장주인 바이오주는 금리 인상이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에 발탁할 것이란 전망도 바이오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 발표에 따라 미국 제약·바이오주가 하락하자 한국 바이오주도 리스크를 다시 반영하며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 모더나는 5.62%, 노바백스는 7.02% 내렸다.


여기에다 최근 암젠과 애브비가 신약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 것도 제약·바이오주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다.

암젠은 비만약 후보물질의 골밀도 감소 부작용 우려가 나왔으며 애브비는 조현병 치료제 임상2상이 실패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바이오시밀러가 대부분인 코스피 헬스케어 회사들은 여전히 수출 실적이 뒷받침되며 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신약 개발 모멘텀이 주축이 되는 코스닥 바이오·헬스케어 회사들은 금리, 섹터 투심의 영향을 더 받아 하락 폭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의료 AI 업종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파트너십 뉴스가 나오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직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정책 리스크가 없어 미국 의료 AI 기업 역시 주가가 방어되고 있다.


의료 AI 기업 루닛이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AI 진단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소식에 이날 주가가 27.18%나 올랐다.

루닛아스트라제네카와 항암제 공동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우선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AI 기반 디지털 병리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의료 AI 기업인 뷰노는 6.24%, 제이엘케이는 4.92% 상승했다.


의료 AI 기업은 작년 상반기 챗GPT 열풍과 함께 헬스케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의료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며 조기에 질병을 진단할 수 있어 헬스케어 서비스 질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다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랠리였기 때문에 주가가 작년 9월 고점을 찍고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이번 루닛아스트라제네카의 협업으로 그동안 가능성만 제기돼온 의료 AI 솔루션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리며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기관은 루닛을 6거래일 연속 매수하고 있으며 이날도 75만주를 순매수했다.

바이오주의 부진으로 KRX헬스케어 지수로 구성된 KODEX 헬스케어는 최근 1개월간 9% 하락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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