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 상법·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내에서 많은 진전, 12월 개선여지”
외환·증시 불안에 “내년 상반기까지 봐야”
홍콩에서 열린 민관 합동 투자설명회(IR)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공매도 금지를 “낯 부끄러운 일”이라며 내년 3월말 재개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개막 축사를 맡은 해외 연사조차 한국의 공매도 금지를 규탄할 정도로 국내외 금융인들이 거센 비판을 가하자 이 원장이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이 원장은 13일 홍콩 그랜드 하야트 호텔에서 개최된 IR행사의 메인 세션에서 “내년 1분기까지 (공매도) 제도 등을 마무리하는 것 전제로 글로벌 시장 기준에 맞춘 제도로 돌아가려고 준비중”이라며 공매도 재개 의지를 강조했다.
이 원장은 “공매도가 전부 금지돼있다는 것은 사실 낯 부끄러운 일”이라며 “당국자들이 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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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홍콩 그랜드 하야트 호텔에서 개최된 민관합동 투자설명회(IR)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금융감독원> |
이는 메인 세션에 앞서 축사에 나선 피터 스타인 아시아 증권산업 금융시장협회 최고경영자(CEO)는 “공매도 금지기간이 연장되며 생겨난 정책적 불안정성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공매도를 통해 위험을 회피할 수 있어야 해외투자자들도 한국에 장기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IR행사가 한국 증시에 자금을 유입시키기 위한 정책들을 알리기 위해 개최된 것을 감안하면 개막축사부터 이같은 비판이 제기된 것은 이례적이다.
행사에 참여한 한 증권업계 고위관계자도 “증시가 상승할 때는 수익성이 다같이 좋아지지만, 하락할 때도 좋은 실적을 거두려면 공매도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하락장에서 고스란히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전했다.
이 원장은 개회사에서도 “공매도 관련 부당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구축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등 투명한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원장은 정관계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논의중인 상법·자본시장법 개선안에 대해 “늦어도 12월 중순까지는 제도 개선 여지가 있을 것 같다”며 “정부와 국회 내에서 많은 진전 있다는 것은 약속드릴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외환·증권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미국 대선 이후 지정학적 이슈가 어떻게 풀릴지, 관세 문제가 현실화 될지 등을 살펴보면 짧게 봐도 내년 1분기, 여유 있게 보면 상반기까지는 경제지표 변동성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한국은 상대적으로 과거처럼 외환 유동성 위기나 금융시장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한다”고 평했다.
이 원장은 이어서 “연말 예산 시즌이 끝난 뒤 재정·통화·금융 정책을 어떻게 취할지가 중요하다”며 “긴축적인 환경이 오랫동안 지속돼 한국도 대응하려면 완화하는 운영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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