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연말 실적 전망도 쾌청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급등

◆ 반도체 전쟁 ◆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분기 실적과 '장밋빛' 전망을 발표하면서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크게 뛰었다.

메모리 반도체 실적의 '풍향계'로 알려진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반도체 주가도 일제히 급등했다.


25일 마이크론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 4분기(2024년 6~8월) 매출이 77억5000만달러(약 10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3% 급증했다.

시장 예상치(76억6000만달러)를 웃돈 기록이다.

주당 순이익도 1.18달러로 역시 전망치(1.12달러)를 넘어섰다.


마이크론은 향후 실적 전망도 밝을 것으로 봤다.

이날 마이크론은 2025회계연도 1분기(2024년 9~11월) 매출이 시장 전망치(83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8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분기 주당 순이익 전망도 기존 1.52달러에서 1.74달러로 높여 잡았다.


올 들어 마이크론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한 첨단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방대한 양의 정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AI 시스템 개발을 돕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 제품에 대한 주문이 밀려들면서 높은 가격에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제조 예정인 HBM 제품은 이미 모두 매진됐다.


마니시 바티아 마이크론 글로벌사업부 부사장은 "기업들이 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보강에 열심인 가운데 더 많은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면서 마이크론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AI와 관련해 데이터센터용 D램 수요가 늘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 수요도 회복의 기미가 보인다고 마이크론은 밝혔다.

바티아 부사장은 "기기 배송이 다시 늘고 있다"며 "이들 기기에 AI 기능을 탑재하면서 적절히 작동하기 위해 더욱 많은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26일 뉴욕증시 개장 초기 전일 종가 대비 약 17% 뛰었다.


마이크론 효과로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가 올 들어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춘 보고서를 냈을 때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26일 마이크론, 10월 초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D램 피크아웃 여부를 판단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이크론이 긍정적 가이던스로 시장에 남아 있던 우려를 해소하자 SK하이닉스는 이날 9.44% 오른 18만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KRX 반도체지수도 5.6% 상승했으며 삼성전자가 4.02%, 한미반도체는 7.13% 올랐다.

25일에 이어 26일에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순매도하고, SK하이닉스를 순매수하는 매매 패턴을 보였다.


[문가영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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