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자의 빅테크-38] 1997년 설립된 국내 1세대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여행·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선정됐습니다.

야놀자는 인터파크의 경영권을 포함해 여행, 공연, 쇼핑, 도서 등 전자상거래 사업 전부를 인수하기로 했는데요.
올해 전자상거래, 이른바 이커머스 플랫폼은 합종연횡 움직임이 거셉니다.

올해 초 쿠팡의 미국 상장에 이어 네이버와 이마트의 연합,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아마존과 11번가의 연합 등 굵직한 일들이 줄줄이 일어났습니다.


여기에 야놀자가 인터파크 인수로 합세한 것입니다.

야놀자는 왜 인터파크 인수작업에 나섰을까요? 이들 기업은 어떤 시너지를 노릴까요? 유통의 제왕은 결국 누가 될까요? 오늘은 이커머스 플랫폼 최신 동향, 그중에서도 인터파크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국내 1세대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 인수에 뛰어든 야놀자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인터파크 공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인터파크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인터파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야놀자를 선정했습니다.

매각 대상은 인터파크의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하는 신설 법인 지분의 70%로, 거래 금액은 2940억원입니다.


야놀자가 2940억원으로 인터파크의 주요 사업이자 전체 사업인 여행, 공연, 쇼핑, 도서 등 전자상거래 사업 전부를 가져오기로 한 겁니다.

이기형 인터파크 대표의 지분(28.41%)을 매각하는 '지분 매각' 방식이 아니라 '사업 매각'입니다.

그 대신 인터파크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2012년 인수한 삼성그룹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업체 아이마켓코리아나 이기형 인터파크 대표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신사업 계열사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 등 사업은 그대로 남습니다.


1997년 설립된 인터파크는 지난 7월 경영권 매각을 위해 NH투자증권을 자문사로 선임하고 투자설명서를 배포하며 입찰을 준비해 왔습니다.

인터파크의 주요 매출은 공연 등 티켓 판매와 여행상품 예약인데요.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악화됐고, 지난해 매출액은 3조1692억원으로 2019년 대비 7.1% 줄었습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1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죠.

'도서 공연 여행' 특화로 버텼지만…대형 이커머스에 밀렸다

'인터넷 테마파크'라는 뜻을 가진 인터파크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였습니다.

1997년에 '북파크'로 시작한 도서 사업 이후에 1999년에는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죠. 2000년에는 현재 이베이코리아에 팔린 'G마켓'을 탄생시켰고요. 쇼핑몰을 운영했지만, 도서 공연 여행 등 문화적 요소를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문화 포털 사이트' 역할을 했죠. 이 콘셉트로 옥션, 네이버, 쿠팡 등 대형 이커머스가 점차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가는 와중에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97년의 '북파크'로 시작한 도서사업과 1998년에 시작한 '티켓파크'는 인터파크의 핵심 사업이었습니다.

2600만권 이상의 도서와 eBook 콘텐츠, 음반, DVD 등을 판매하며 현재까지도 '알라딘' 'YES24'와 함께 3대 인터넷서점으로 꼽히죠.
특히 2008년 이베이코리아에 G마켓을 매각한 후에는 여행과 티켓에 집중했습니다.

현재 인터파크는 국내 공연 티켓 예매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합니다.


먼저 1999년부터 시작된 여행 예약 서비스 '인터파크 투어'는 연간 200만명이 넘는 고객들이 이용하는 대표 여행 서비스가 됐고요.
공연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라이브 콘서트, 뮤지컬, 연극, 클래식 등 국내 모든 장르의 공연 티켓을 예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거기에 영화, 전시, 행사 등도 예매할 수 있죠. 인터파크는 과거 한때 2002년 FIFA 한일월드컵이나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주요 스포츠 대회의 입장권 판매 대행사였고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입장권 판매·관리서비스 부문 공식 후원업체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고배를 마셨습니다.

코로나19 위기를 직격탄으로 맞았죠. 각종 오프라인 행사 티켓을 팔지도 못했고요. 여행도 못 가게 됐으니 핵심 사업들 가동이 모두 안 된 것이죠. 결국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3조1692억원으로 2019년 대비 7.1% 줄었습니다.

영업손실 112억원을 함께 기록하기도 했죠. 매각만이 살길이었던 것이에요.

야놀자, 해외 사업 강화로 시너지…"해외 시장 적극 공략"

야놀자 로고. <사진=야놀자>
그럼 야놀자는 왜 갑자기 인터파크 인수전에 뛰어들었을까요? 무슨 시너지를 노리는 것일까요?
앞서 야놀자는 지난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Ⅱ로부터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자금력을 확보했습니다.


야놀자는 사실 여행회사도 회사지만, 테크회사, 즉 기술회사거든요. 전 세계 170개국에 2만6000여 곳 고객사를 뒀는데, 클라우드 기반 객실 예약관리 시스템(솔루션)을 기반으로 에어비앤비나 부킹닷컴과 같은 거대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고 있죠.
실제로 호텔 자산관리시스템(PMS) 분야에서는 다국적기업 오라클과 자웅을 겨루고 있습니다.

오라클에 이어 PMS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죠. PMS는 호텔 예약, 체크인, 체크아웃 등 프런트 오피스 업무부터 객실관리, 비품관리까지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시스템이고요. 야놀자 클라우드 솔루션은 지난 9월 한 달간 미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아프리카 등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0%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야놀자는 코로나19 이후 재개될 해외여행 시장을 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요. 야놀자는 인터파크가 여행 패키지, 비행기 티켓, 숙박·공연 예약 등 판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크다고 봤습니다.

해외여행 사업 강화에 여행 티켓 예약 강자인 인터파크의 노하우와 핵심 사업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내 여행 상품 확대에 집중했던 기업들이 다시 해외여행 역량 강화로 돌아서고 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강점이 많은 국외 플랫폼까지 가세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여행은 야놀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숙소 예약이 끝이 아니죠. 렌터카도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 예약도 필요하고요. 공연 등 즐길거리도 있어야 하죠. 인터파크가 공연, 여행 등에 특화돼 있으니 야놀자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겁니다.


지난 7월 소프트뱅크의 야놀자 추가 투자 당시에 손정의 회장의 최측근 파트너의 인터뷰도 이를 잘 보여줍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매니징 파트너는 "(여행은) 모빌리티, 공연이나 액티비티, 식당 예약, 콘텐츠, 다 필요하다.

비전펀드가 전 세계에서 투자한 기업들 중에 야놀자와 접점 있는 곳이 아주 많다.

이를 잘 연결하는 작업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프트뱅크의 역량을 등에 업은 야놀자가 인터파크를 인수해 관련 분야를 더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이번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 참여는 정리가 딱 됩니다.

거기에다가 코로나19를 넘어서 여행업의 봄이 다시 오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죠. 전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 정책 시작으로 마스크를 벗고 있죠. 북미나 유럽은 이미 마스크 없는 삶, 즉 프리 마스크(Free Mask)거든요. 한국에도 그 날이 머지않았다는 게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매주 토요일 연재되는 '홍키자의 빅테크'는 IT, 테크, 스타트업, 이코노미와 관련된 각종 이슈 뒷얘기를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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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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