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제공)

[수원=매일경제TV] 경기도가 2020년도 LH 아파트용지 낙찰 건설사 3곳을 대상으로 지난 1~3월 '아파트용지 벌떼입찰 단속 시범조사'를 벌여 9개 가짜건설사의 자진 폐업을 유도했습니다.

오늘(30일) 도에 따르면 도는 해당 3개 업체를 대상으로 사무실·기술인력·자본금 등 건설업 등록기준 충족 여부를 살핀 결과, 이 중 하나가 중견 건설사 '가'가 운영하는 가짜건설사임이 드러났습니다.

등록된 '가'의 본사 사무실에는 하자보수팀만 근무하고 있었고, 같은 층에 가짜건설사 9개의 텅 빈 사무실이 함께 위치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사의 직원을 서류상 해당 9개 사 직원으로 채용돼 있었습니다.

'가'사는 도의 정밀한 조사에 더 이상 '벌떼입찰'용 가짜건설사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최근 9곳 모두를 폐업 신청하는데 이르렀습니다.

또한 가짜건설사 직원이 본사에서 근무한다는 점에 대해 기술인 경력증 대여 등의 사유로 행정처분이 가능하다는 것을 국토교통부 질의회신을 통해 확인, 벌떼입찰용 가짜건설사는 물론 모기업까지 처벌하는 근거도 확보했습니다.

이처럼 현행법 상 아파트용지는 한 회사당 하나의 입찰권만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당첨 가능성을 높이고자 수십 개의 가짜건설사를 동원하는 벌떼입찰 등의 편법이 만연된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특히 택지공급의 불공정 초래 외에도 도민의 공동주택 선택권을 침해하고 가짜건설사 설립·유지 경비까지 분양가에 전가하는 피해를 입힌다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국회의 수년간 지적에도 불구하고 근절이 어려웠습니다.

이에 도는 택지공급 방식 다양화라는 국토부의 처방이 효과를 보려면 추첨제 택지공급에서 벌떼입찰 등 가짜건설사를 걸러내는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번 시범조사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지난 5일에는 광주광역시 철거 참사와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도에서 이재명 지사 명의로 “지방정부에도 관할구역 안에서의 입찰, 택지공급, 시공 등 건설행위에 대한 실태조사 권한을 부여해달라”는 내용의 법령개정 건의 서한문을 국회 국토위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도의 노력에 화답해 문정복 국회의원이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지난 8일자로 발의한 상태입니다. 동시에 도는 국토부, LH와 협의를 통해 '3기 신도시 택지분양 벌떼입찰 단속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운주 공정건설정책과장은 “공공수용으로 확보된 토지를 공정하게 나눠주는 것은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국가, 지방정부, 공공기관의 기본적 책무”라며 “국토부 등 유관기관과 협력 강화는 물론 제도정비 등을 통해 가짜 건설업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도는 “건설산업 질서 전반의 부조리한 관행을 완전히 근절하자”는 이 지사의 정책의지에 따라 2019년 10월부터 올해 6월말 현재까지 도 발주공사 낙찰 대상자를 조사, 193개 건설사를 적발 161개 사를 행정처분 했습니다.

[배수아 기자 / mksualuv@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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