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종 알박기' 양평 부동산, 시행사 상대로 수억원 사기 의혹

【 앵커멘트 】
경기 양평군의 한 마트 부지 개발을 두고 현대판 '봉이김선달'을 연상케하는 거래 행태가 드러났습니다.
전형적 토착비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피해자 양산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인총국 손세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경기 양평군 메가마트와 인접 도로를 두고 석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8년.

한 시행사가 개발 사업을 위해 마트 부지를 매입하려 했는데, 공시지가 41억 원짜리 토지에 부채만 168억 원에 이르는 재산가치가 없는 땅이었습니다.

사실상 부인 명의로 이 토지를 매입한 민 모씨는 2006년 명의를 먼저 넘겨받고 잔금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70억 원대 담보대출을 받은 뒤 다른 토지 매입과 건물, 골프연습장을 짓는데 썼습니다.

이후 파산 상태에 빠진 민 씨는 해당 부지에 메가마트가 입점하는 과정에서 마트 측이 인접 도로 사용을 보장하면 근저당권을 해지해주겠다는 제안에 도로 지주를 설득해 기존 채무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명의를 넘겨받았습니다.

근저당권을 해제하고 90억 원의 전세금을 받았지만 각종 채무는 나몰라라 했고, 토지를 타인에게 명의신탁까지 해버렸습니다.

사실상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명의이전 등기가 이뤄지는 틈을 이용해 거액의 대출과 투자를 반복하는 사기 행각을 벌인 셈입니다.

민 씨는 A 시행사와 부지를 공동개발하기로 계약하고 부채 탕감과 자금 조달까지 받아 놓고는 돌연 직접 사업을 하겠다며 투자자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A 시행사 대표
- "지금 자기가 몇 천억 짜리 사업하는데 공사권을 주겠다고주변에다 그러고 있는 거에요. 있을 수 없는 얘기다 시행사가 공사에 관여 못 한다. 그러면 이해관계자가 또 늘어나겠죠? 분양대행사, 저, 한강(그룹)…그 다음 사람 계속 피해자가 늘어나는 거에요."

이 사업 계획을 듣고 지주와 시행사, 분양대행사 등이 민 씨를 대신해 계약금 수십억 원을 지급했고, 부동산 개발회사인 한강그룹은 관계사를 통해 강제경매가 예정된 마트 부지 매입을 위해 계약금 15억 원을 지급한 상황.

이 계약금은 다시 저명한 변호사 선임비와 인근 상가 매입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피해 확대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민 씨는 사기, 상해, 무고, 업무방해, 산림법 위반 등 십여 건의 전과가 있는데 대부분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처분에 그쳤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주민은 "민 씨가 검찰 수사관이나 지역 토착 세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양평 땅에서 무슨 일을 벌여도 절대 기소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수원지검 여주지청 출신 C씨는 "그동안 불기소된 사례를 볼 때 지청장 이상 급에서 봐준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스탠딩 : 손세준 / 기자
- "시간이 갈수록 피해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신속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손세준입니다.[mkssejun@mk.co.kr]

취재 : 손세준·배수아 기자
영상 : 최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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