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채현교 개인전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 청담동 갤러리두에서 31일까지 열려



“46년 전 2층 침대 아랫칸 구석에 앉아서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미시시피강이 등장하는 톰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을 읽으며 미시시피라는 글자로 새로운 자연을 상상하던 때가 떠올랐다. 진짜는 어떤 환경이던 상관 없었고. 내 맘대로 그냥 미시시피를 상상한 것이 더 중요했다. 갑자기 새로운 빛으로 물속을 그리고 싶어져서 불투명한 바탕 위에 금빛과 은빛으로 물고기와 산호초들을 그렸다. 손이 가는 대로 밤을 그리며 깊은 바다를 그렸다. 내가 봤던 마크 트웨인의 소설은 삽화 하나 없고, 엄마에게 물어봤자 미시시피강이 뭔지 설명해 줬을리 없고, 그게 그냥 나에게는 단 하나의 정보도 없는 상상의 공간이었다.”

20일부터 31일까지 청담동 갤러리두에서 열리는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 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서양화가 채현교의 작가노트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그녀는 푸른 산호초와 자그맣고 둥근 귀여운 물고기 등 형형색색 바닷속 풍경을 다양한 내적 감정으로 특유의 섬세한 수채화 터치로 표현하여 미술 평단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전시장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압도하는 작품은 가로 9.2m, 세로 1.3m의 큰 규모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발길이 닫지 않은 미지 심해의 상상 속 공간을 표현하고 있다. 이외에도 채현교 작가는 신작 33점을 포함하여 총 36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모든 작품 제목은 동일하게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이다. 96년 첫 번째 개인전을 시작으로 열 한번째 개인전을 여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그녀의 전시 제목과 작품 제목이 변함이 없다.

작가는 “자신이 지은 작품 제목으로 인해서 관람객의 상상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거나 빼앗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또 “ 자신의 작품을 보는 관람객이 편견없이 그대로의 날 것과 조용한 바다 속을 그린 작품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희망과 열정의 에너지를 느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즉 관람객들의 감정에 따라 작품을 다르게 느끼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녀가 제일 꺼려하는 것은 본인의 즉흥적인 감정을 쏟아 붓질을 하고 물감을 뿌리고 뭉개고 이 작품은 어떻다고 정의하는 것이다.

연기자가 배역을 연기할 때에, ’연기를 진짜처럼 하는 것이 진짜 연기이지, 진짜 상황이 보이는 것을 연기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채현교 작가는 부연한다. 작가는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하기 위해서 자신을 절제 시키고, 세상과 소통하고 귀 기울이면서 작품속에 에너지를 폭발시킨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예술가로서 본인 역할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품작업을 할 때는 항상 최대한 행복한 기분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만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붓터치 하나, 쓰는 색 하나가 관람객에게 긍정 에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