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접속대기 중입니다'
만 53∼54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어제(19일) 시작됐지만, 또다시 예약 시스템상에 오류가 발생해 많은 이용자가 불편을 겪었습니다.

예약 시작 초반부터 접속이 지연된 것뿐 아니라 53∼54세가 예약을 시도하는데도 '대상자가 아니다'는 문구가 표시되며 진행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잇따랐습니다.

특히 이번에도 컴퓨터 시스템 시간을 임의로 조정하거나 웹브라우저의 '개발자 모드'에서 설정을 변경하는 등 비공식 통로를 이용하면 대기열을 뚫고 단번에 예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글이 인터넷에 다수 올라왔습니다.

지난주 55∼59세 대상 사전예약 당시와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예약 시스템의 허술함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20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다음 달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는 53∼54세에 대한 사전예약이 시작된 전날 오후 8시부터 예약 신청이 한꺼번에 몰려 시스템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누리집 시작 화면에서 수십 분 이상 대기한 뒤 겨우 예약 페이지에 접속한 후에도 빈 화면에 'relay.kdca.go.kr에서 연결을 거부했습니다'라는 문구만 표시될 뿐이었습니다.

질병청은 전날 사전예약의 안정적 진행을 위해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등 총 두 차례에 걸쳐 누리집 이용을 차단한 채 사전 점검을 했으나, 접속은 여전히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질병청은 클라우드 서버를 긴급 증설한 뒤 2시간 후인 오후 10시께 사전예약을 재개했으나 접속 지연 현상은 한동안 반복됐습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어제 오후 8시에는 클라우드 서버가 동시접속자 처리를 하지 못해 (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첫 백신 예약 때부터 클라우드 서버를 도입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사전예약 운영 초반에는 동시접속자 수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예약대상이 줄었는데도 오히려 동시접속자 수가 늘어난 경향이 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질병청은 이날 오후 8시에 시작되는 50∼52세 사전예약때는 전날 증설한 클라우드 서버 운영 규모를 유지한 채 예약 접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새벽 2∼3시께부터는 일부 53∼54세 이용자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예약 절차를 밟으려 하자 '해당 기간 내에 대상자가 아닙니다. 7월 21일 20시 이후 예약을 진행해 주세요'라는 안내 메시지가 뜨며 진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질병청이 앞서 안내한 예약 일정에 따르면 53∼54세의 예약 기간은 이날 오후 6시까지입니다.

질병청은 "현재 시간을 추출하는 방식이 잘못되어있는 코딩 오류가 있었다"면서 "현재 관련 코드는 수정해 반영했다"고 전했습니다.

공식 사전예약사이트의 접속 장애 현상이 한동안 지속된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다양한 비공식 루트로 접종 예약에 성공했다는 인증글이 여럿 게시됐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컴퓨터 시간 바꿔서 백신예약 뚫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제어판에 들어가 '자동 시간 설정'을 끄고 시간을 21일 오후 8시 이후로 바꾸면 된다'고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이 글에는 "어머니 (예약) 해드리려고 새벽 3시부터 2시간 존버(끝까지 버티기)하다가 드디어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감사하다", "계속 오류가 떠서 안 됐는데 이 방법을 쓰니 됐다"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디시인사이드'와 '에브리타임' 등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예약 시스템 입장 대기열을 단번에 뚫는 방법이 소개됐습니다.

한 이용자는 "컴퓨터 웹브라우저에서 F12키를 이용해 개발자 모드-콘솔로 들어간 뒤 특정 명령어를 입력하면 대기를 무시하고 바로 넘어간다"고 안내했습니다.

또 "휴대전화에서는 '비행기 모드'를 켰다가 약 3초 후 다시 끄고 새로고침을 누르면 대기가 사라진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이들 글에도 "그대로 따라 하니 예약에 성공했다"는 댓글이 여럿 달렸습니다.

앞서 지난 14일 55∼59세 대상 사전예약 때도 예약시작 전 누리집의 메인 페이지가 닫혀 있는 동안 예약 페이지에 직결되는 링크가 열려 있어 이른바 '뒷문 예약' 논란이 일었습니다.

사전 예약 시스템 접속 지연 현상은 새로운 대상군이 예약을 시작할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앞서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와 돌봄 인력 대상의 접종 예약이 시작된 지난 8일 0시부터 2시간 넘게 전산 장애가 발생했고, 55∼59세 대상 예약이 처음 시작된 12일 0시부터도 수 시간 동안 접속이 지연됐습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사전예약 준비 상황과 관련해 "그간 발생한 사전예약의 부하 정도와 오류 상황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계속 보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유나겸 인턴기자 / optimusyu@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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