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0년 갈등 끝에 얻은 건 폐수처리장인가…평택시에 시민 "명분없는 상생협약" 비난 쏟아내

【 앵커멘트 】
경기 평택시가 지난 40년간 고수해 온 안성천 일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상류 지역 개발과 함께 반도체 폐수 등 피해가 늘어날 것이란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손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안성천은 경기 용인과 안성, 평택시를 거쳐 서해 아산만으로 흘러가는 하천입니다.

1974년 방조제 건설로 하류에 평택호가 조성된 뒤 유천취수장과 송탄취수장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상류 지역인 용인과 안성 일부 지역의 개발행위가 금지됐습니다.

약 40년 간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주장하는 용인시, 안성시와 수질 악화를 이유로 규제를 고수하는 평택시 간 대립이 계속돼왔는데, 지난달 30일 이들 3개시와 경기도, 환경부 등이 모여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평택시가 사실상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셈입니다.

▶ 인터뷰(☎) : 김완영 / 평택시 수질개선팀장
- "평택시에서는 평택호가 오염이 돼서 매년 여름에 녹조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환경부, 경기도 그렇게 (함께) 해서 평택호 수질이 개선이 된다면 40년 동안 갈등을 했던 것을 어떤 식으로 해소할 수 있을 지 논의를 해보자는 거에요."

상생협약을 체결한 다음날인 지난 1일부터 용인시와 안성시는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용인시는 백군기 시장이 친환경 생태·경제 자족도시를 표방하며 비전을 발표했고, 안성시는 경기도의회와 함께 '유천취수장 해제와 안성 서부권 발전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여론몰이에 나섰습니다.

안성천 일대 규제가 풀리면 용인 원삼면 국내 반도체 대기업 공장 이전과 함께 배후 산업단지 개발이 예상되고, 안성시에선 다른 국내 반도체 대기업의 파운드리 공장 설립 이야기까지 돌고 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공인중개사
- "규제가 심해서 원래는 삼성이 (용인) 남사 쪽으로 간다고 했었거든요. 남사가 상수원보호구역에 있어서 못 간 거지. (규제가) 풀리면 여건이 좋아진다는 이야기죠. (가격은) 많이 올랐죠."

산업입지를 고려할 때 반도체 폐수가 평택으로 흘러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수질 오염 부담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은 여론을 고려하지 않은 채 평택시가 일방적으로 협약을 맺었다며, 제2의 시화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 인터뷰(☎) : 김훈 /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
- "상수원 해제 이런 부분들은 안 된다는 기본 입장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요. 우리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지역에 있는 단체들은 같은 입장일 거에요. 평택호, 안성천의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상황도 아닌데 해제하거나 하는 일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이런데도 평택시는 최근 안성천 일부 구간을 평택강으로 선포하며 스스로 책임을 뒤집어쓰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 스탠딩 : 손세준 / 기자
- "수십년을 끌어 온 문제 해결을 앞두고 평택시가 보여준 명분 없는 행정에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손세준입니다.[mkssejun@mk.co.kr]

영상 : 최연훈 기자[mkch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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