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발표한 지 2년이 되는 오늘(1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강경 대응'으로 방향을 잡기까지의 뒷얘기를 소개했습니다.

박 수석이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7월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가 있자, 청와대는 긴박한 토론 끝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할 메시지를 마련했습니다.

당시 청와대와 정부의 의견은 '외교적 방법에 의한 해결', 즉 정면 대응을 피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박 수석은 "대다수 참모의 의견이 반영된 메시지 초안을 본 문 대통령의 반응은 침묵이었다"며 "참모들은 대통령의 침묵이 대단한 분노를 의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긴급회의가 소집됐고, 문 대통령은 바둑을 소재로 말문을 열었다고 박 수석이 전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바둑을 둘 때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 문제를 다루면서 지금이 바둑의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며 "지금이 소부장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승부처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이런 메시지를 건의할 수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평소 화법과 스타일을 생각하면 엄청난 질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수석은 "그렇게 해서 2년 전 소부장 독립운동의 방향이 결정됐다"며 "소부장 독립은 반일과는 다른 우리 산업과 경제의 국익"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아직 가야 할 길과 극복할 과제는 남아있지만, 소부장 독립운동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소부장 100대 핵심부품의 대일 의존도가 31.4%에서 24.9%로 낮아졌고, 시총 1조 원 이상 소부장 중견·중소기업의 수도 13개에서 31개로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과 함께 마침내 소부장 독립기념일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유나겸 인턴기자 / optimusyu@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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