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 낯선 남성과 대화를 하거나 춤추는 영상을 올린 이집트 여성 2명이 인신매매 혐의로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어제(21일) AFP 통신에 따르면 카이로 형사법원은 전날 하닌 호삼(20)과 마와디 엘라드홈(22)에 대해 각각 징역 10년과 6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들은 인신매매 혐의뿐만 아니라 가족적 가치 훼손과 음란 조장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엘라드홈은 법정에 출두했지만, 호삼은 불출석하고 도주 중이라는 이유로 더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틱톡'(Tiktok)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수백만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입니다.

두 여성은 차 안에서 화장하거나 부엌에서 춤추는 장면, 낯선 남자와 농담하는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을 틱톡에 게시했습니다.

당국의 눈엣가시였던 이들은 지난해 가족적 가치 훼손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았고, 카이로 경제법원은 지난해 7월 이들에게 각각 징역 2년과 벌금 30만 이집트파운드(약 2천100만 원)를 선고했습니다.

처벌이 지나치다는 비판 속에 옥살이하던 이들은 항소법원이 지난 1월 무죄를 선고해 풀려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이 틱톡을 위해 어린 여성을 꾀어내는데 소셜 미디어 계정을 활용했으며, 부적절한 영상 콘텐츠를 발행했다면서 구금을 연장하고 수사를 재개해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팔로워가 130만인 호삼의 경우 틱톡에 올린 영상에서 소녀들이 돈을 받고 자신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말했다는 것을 꼬투리 잡았습니다.

보수적인 이집트에서는 이들과 유사한 혐의로 최근 몇 년간 10여 명의 여성이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주로 팝 가수들과 벨리 댄서들의 온라인 게시물이 빌미가 됐습니다.

여성 인권단체와 인권 운동가들은 이런 당국의 조처가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해왔습니다.

이집트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상당수의 웹사이트를 차단했고, 5천 명 이상의 팔로워가 있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대해서는 감시 활동을 할 수 있는 법을 통해 엄격하게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 유나겸 인턴기자 / optimusyu@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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