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수원의 광교신도시는 미래도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역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눈을 돌려보면 조금 다른 모습도 보입니다.
거대한 송전탑들이 버티고 서 있는데, 이설 결정 후에도 10년을 허송한 이유는 뭘까요?
배수아 기자입니다.


【 기자 】
수원 광교신도시 웰빙타운 내 해모로아파트 뒤편 고압 송전탑입니다.

▶ 스탠딩 : 배수아 / 기자
- "아파트와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송전탑은 이미 10여년 전 이설하기로 결정했지만 여전히 제자리에 있습니다."

입주민들은 재산권과 건강권이 침해된다며 지난 2010년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이후 3년 뒤 광교 공동사업시행자인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수원시 등이 송전탑을 이설하기로 최종 합의했습니다.

사업시행자는 GH, 총 사업비는 40억 원입니다.

하지만 합의 직후 용인시 아파트 입주민들의 집단 민원과 맞닥뜨렸습니다.

이설하는 송전탑이 기존 191m에서 237m로 설치고도가 높아지는데, 용인시 입주민들이 조망권이 침해된다며 공사를 반대하고 나선겁니다.

설상가상으로 2019년에는 이설 예정지의 토지소유주 중 한 법인이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해 이설 계획은 더 난항에 빠졌습니다.

이러는 사이 이설 약속을 믿고 기다리는 광교 주민들 속만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광교 해모로아파트 입주민
- "우리도 조금있으면 손자가 태어나는데 불편해요. 금방 된다 된다 말뿐이에요."

수원시는 토지 보상 등 관련 행정 절차가 모두 끝났고 소송도 승소했기에 이설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사업시행자인 GH는 용인시 입주민들의 반대를 핑계삼아 민원이 해결돼야 착공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같은해 11월 착공에 들어가겠다고 주민들에게 공언했는데 돌연 입장을 바꾼 겁니다.

GH가 수원시 등과 개발이익금 분쟁을 벌이면서, 개발이익금으로 하기로 한 광교 내 사업들을 뒷전으로 미루려는 속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양철민 / 경기도의원
- "광교개발이익금 법인세 문제로 인해 발생한 갈등으로 송전탑 이설이 지연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기도의회도 소위원회를 꾸려서 개발이익금 분쟁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데 GH가 협조를 하지 않고…."

오는 25일 공동사업시행자 간 송전탑 이설 회의 결과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배수아입니다.

[취재 배수아 기자 /mksualuv@mk.co.kr]
[촬영 박현성 기자 / mkph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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