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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행위" vs "문화예술"…타투를 보는 두 시선, 당신의 생각은?
기사입력 2021-06-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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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2030은 물론이고 중년분들도 많이 찾아주시고 계세요. 타투는 문화·예술의 영역이에요."
10일 경복궁역 인근 타투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도윤 타투유니온지회장의 말이다.

이날 오후 1시 찾은 타투 스튜디오 곳곳엔 일회용 면에 덮힌 시술용 침대 4개와 타투 용품들이 랩으로 쌓여 있었다.


다양한 색깔의 물감들과 곳곳 놓인 타투 바늘은 멸균 포장된 채 박스에 담겨 있었다.

오후 2시가 되자 미리 예약해둔 20대 손님 2명이 타투 스튜디오를 찾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카카오톡으로 받은 한달치 예약이 30초면 끝날 정도로 인기가 좋았지만, 최근엔 방역 지침 등으로 인해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하루에 작은 작업은 2명 정도의 손님을 받고, 도안이 큰 작업인 경우 단 1명의 손님을 받는다.


손님이 오면 물품들의 래핑을 벗기고, 멸균 포장된 바늘을 시술 직전에 뜯어 사용한다.

물품들은 사용 후 모두 환경 소독제(락스 등)로 물품을 절인다.


일견 큰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알고보면 이 모든 게 다 불법이다.

타투 시술은 비의료인이 행하는 의료행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8일 '타투업법 제정안'을 입안하면서 타투이스트들의 문신(Tattoo·타투) 합법화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타투업을 합법화해 위생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양성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의료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위험할 수도 있는 시술을 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10일 오후 찾은 경복궁역 인근 타투 스튜디오. [사진 = 김정은 기자]
문신 자체는 죄가 없다.

.."의사가 해야 합법"



타투 시술 자격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30여년간 지속돼고 있다.

의료법 제27조 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1992년 대법원은 의료행위를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 위생상 위해가 생길 수 있는 행위'로 정의하면서 문신 시술은 의료행위라고 규정했다.


즉 의사 면허증이 없는 타투이스트의 타투 시술은 불법이다.

똑같은 눈썹문신이라도 피부과에서 의사가 하면 불법이 아닌 것이다.


타투 합법화 운동을 이끌고 있는 김도윤 타투니스트도 지난 2019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문신 합법화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류 의원의 입법안에는 ▲타투행위 정의 ▲면허 발급요건·결격사유 규정 ▲신고 업소에서 자격이 인정된 타투이스트만 시술 가능 ▲보건복지부 주무 부처 지정 ▲위생·안전관리 등 관련 교육 이수 책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류 의원에 앞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문신사법을,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월 반영구화장문신사법을 각각 발의한 바 있다.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17대부터 계속해서 발의돼왔지만 모두 국회 본회의의 문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아프고 피나는데 의료행위가 아닐 수 있나요?"


가장 큰 쟁점은 타투 시술이 비의료인에게 맡겨도 될 정도로 안전한가라는 점이다.


문신 합법화 문제에서 가장 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쪽은 의료계다.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타투를 경험한 171명에게 조사한 결과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20.6%에 달했다.

이들은 '타투 시술 부위가 붓고 진물이 난다'거나 '시술 부위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간지럽다'라고 했다.


타투 시술은 바늘로 피부에 상처를 내고 그 안에 물감을 넣는 행위다.

시술 과정에서 통증이 따라오고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심한 경우 감염의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또 타투에 사용하는 안료들은 의약품이 아니다.

식약처에서 엄밀한 심사를 받고 시중에 나오는 의약품도 간간히 성분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환경부에서 심사한 화학물을 인체에 주입하는데 이 화학물이 반영구적으로 체내에 머무른다.

길어도 몇일이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의약품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황지환 대한의사협회 의무자문위원은 "피부에 피를 내서 염료를 집어넣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이 따를 수 밖에 없다"며 "염료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문신을 '젊은날의 충동'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만약 타투가 합법화돼 더 많은 사람들이 타투 시술을 받게 되면 그것 역시 문제라는 것이다.


황 위원은 "나중에 후회하고 지우는 경우도 많은데 지우려고 마음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비용과 시간이 들 뿐 아니라 흉터가 남게 된다"며 "피부과학회에서는 타투를 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들 중 선정해 무료로 지워주는 사업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타투를 지운 뒤 남은 흉터. [사진 = 황지환 대한의사협회 의무자문위원]
"전국민이 범죄자?...합법화해야 더 안전해져"


"누가 문신하러 피부과에 가나요. 어쩌다 한번씩 눈썹 문신하는 의사보다 매일 그것만 하는 타투이스트가 더 전문적이지 않을까요?"
타투이스트들은 되묻고 있다.

실제로 반영구화장 등의 시술을 하는 피부과에서도 실제 시술은 의사가 직접하지 않고 문신사를 채용해서 대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타투이스트들은 의사들이 문신 합법화를 반대하는 것은 성형외과·피부과의 밥그릇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타투이스트들은 1300만명 타투 시대에 걸맞는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 전체를 불법으로 규정하다보니 위생 기준 등이 제대로 마련돼있지 않다.

대부분의 타투 시술이 비의료인을 통해 행해진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이 안에서 해법을 찾자는 주장이다.

안료의 안전성 문제도 문신 합법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도윤 타투유니온지회장은 "의사협회에서 말하는 안전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려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전세계적으로 타투를 의료행위로 보는 게 우리나라 밖에 없는데 의약품으로 인정을 어떻게 받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세계적으로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 밖에 없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허가를 받은 문신사의 문신 시술은 불법이 아니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최고 재판소가 "고객에게 문신을 새기는 행위는 의료행위가 아니다"라는 판결을 내려 후속 입법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에 대한 재판부의 태도가 점차 달라지는 모습이 감지된다.


지난해 9월 부산고등법원은 의료면허 없이 반영구화장 시술을 피고인에게 유죄 선고를 하면서도 "마취크림과 문신 시술기계 모두 사용 방법만 잘 숙지하면 일반인이 사용하는데 제한이 없다", "문신 시술이 의료행위에 해당할 정도로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멸균 포장된 타투에 사용되는 바늘(왼쪽 사진)과 랩으로 쌓여 있는 타투에 사용되는 물품 중 일부. [사진 = 김정은 기자]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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