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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기술 안 훔친 증거대라" 도둑 취급 받는 대기업
기사입력 2021-03-05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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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서 기술을 탈취한 대기업에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하게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탈취 의혹이 제기될 경우 대기업 측에 무죄입증 책임을 부과한 조항도 포함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5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제출한 이 법안은 기술탈취 행위에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책임을 지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대 현안이었던 대기업의 무죄입증 책임 조항은 정부 원안대로 통과됐다.

그동안 피해를 본 중소기업 입장에서 대기업의 기술 유용을 증명해야 해 처벌 사례가 많지 않았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중소벤처기업부가 입증 책임을 대기업으로 전환하는 법안을 제출한 것이다.


법이 도입되면 원고가 피고의 유죄를 입증해 죄를 적용하는 일반적인 소송과 달리 대기업이 기술을 탈취하지 않았다는 각종 증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대기업들은 앞으로 기술분쟁이 급증해 발목을 잡힐 것을 우려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수탁기업 입증 부담이 완화되고 소송하기 편한 구조가 돼 위·수탁 기업이 상대방을 잠재적 분쟁 대상으로 보고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통신내용 등 거래증빙자료를 기록·관리하는 데 불필요한 비용을 쓰고 리스크를 피하려다 보니 공동 기술 개발 등 대·중소 협력 관계가 줄고 거래처를 해외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전경련은 기술 분야 동반성장 사례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조사한 결과 기업당 기술보호 건수는 2016년 58.3건에서 2019년 169.2건으로 2.9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주요 기업 당 기술지원 실적은 62억5000만원에서 143억원으로 2.3배 확대됐다.

정부와 여당의 인식과 달리 재계에서는 협력사 기술 개발 지원뿐만 아니라 협력사 기술보호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 업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소기업 업계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중소기업 보유 기술에 대한 탈취 행위를 예방하고 부당한 기술탈취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야당 소속 의원들이 법안 통과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업계 일각에서는 제도 개편을 넘어 기술탈취 갑질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 다른 중소기업 업계 관계자는 "법이 통과되더라도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갑을 관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얼마나 개선이 될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기업이 협력기업의 기술을 탈취하지 않고 인정해주는 상생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산자위 중기소위는 지역중소기업 스마트혁신지구 제도 및 비수도권 지역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지역중소기업 육성 및 혁신촉진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지역산업 연구개발(R&D)을 중기부가 맡고 중소기업 기술 거래 및 사업화 촉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비대면중소벤처기업의 정의, 범정부 차원의 위원회 설치, 재정·금융지원 등 육성 기반 조성, 규제특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비대면중소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안'은 향후 공청회를 실시하고 계속 심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유섭 기자 / 안병준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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