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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가치 이정도일 줄이야...전기차와 함께 20조 미래산업 급성장
기사입력 2021-03-0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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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업들은 저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덩달아 수명을 다한 폐배터리도 미래 사업으로 각광받는다.

배터리업체뿐 아니라 완성차업체까지 폐배터리 시장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OCI가 재사용 배터리를 활용해 충남 공주 태양광발전소에 설치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큐브. <OCI 제공>

▶폐배터리 시장 왜 커질까
▷전기차 판매 급증에 미래 사업 각광
폐배터리 개념부터 살펴보자.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대체로 10여년간 사용하면 성능이 떨어져 새 배터리로 바꿔야 한다.

충전과 방전을 거듭해 성능이 70~80%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폐배터리로 분류된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폐배터리 규모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2019년 200만대, 지난해 250만대를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5~10년 뒤에는 폐배터리 규모만 수백만 개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19년 기준 15억달러(약 1조6500억원)에서 2030년 181억달러(약 20조원) 규모로 10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 배출 규모가 올해 440개(104t)에서 2029년 7만8981개(1만8758t)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즉 10년 안에 약 8만대 차량의 배터리를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폐배터리를 그대로 폐기하면 환경 오염 우려가 큰 만큼 기업들은 폐배터리를 재사용, 재활용해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서 배터리 재사용(re-use)은 전기차에서 회수한 폐배터리를 재정비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재활용(re-cycling)은 배터리를 분해해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배터리 재사용은 주로 ESS(에너지저장장치) 분야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기대다.

충전 능력이 70% 안팎을 유지하는 배터리는 ESS로 얼마든지 재사용이 가능하다.

재활용과 달리 모듈, 셀 단위로 해체할 필요가 없어 추가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차, OCI 등이 폐배터리 재사용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최근 OCI와 손잡고 전기차 폐배터리를 태양광 발전에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OCI는 지난 1월 충남 공주 공장에 위치한 727㎾ 규모 태양광발전소에 현대차의 300kWh급 전기차 재사용 배터리를 활용한 ESS를 설치했다.

재사용 배터리를 전기자전거, 전동휠체어 등 소형 기기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글로벌 기업 배터리 재활용 안간힘
▷폭스바겐, 노스볼트 등 눈길
폐배터리 재사용뿐 아니라 재활용 시장도 커지는 중이다.

완성차업체, 전기차 배터리 기업뿐 아니라 화학 기업들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나섰다.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빼내 재활용하면 향후 배터리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덕분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독일 잘츠기터에 배터리 재활용 시범 공장 건설에 나섰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파쇄한 뒤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을 걸러내 신규 배터리 생산에 투입하는 공정을 갖출 계획이다.

스웨덴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도 2030년까지 신규 생산하는 배터리의 50%를 폐배터리 재활용 소재로 만들기 위해 스웨덴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국내 움직임도 활발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폐배터리 재활용업체 엔바이로스트림과 손잡고 호주에서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운영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폐배터리를 수거해 엔바이로스트림에 공급하면 이를 복구해 다시 배터리 원료로 전환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 형태로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배터리에 수산화리튬을 사용하면 기존 탄산리튬에 비해 고용량 삼원계 배터리 효율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한 번 충전하면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양산이 확대되는 만큼 향후 효용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그룹과도 손을 잡았다.

폐배터리로부터 희귀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니켈, 코발트만 추출한다고 가정해도 전기차 한 대당 폐배터리 가치는 100만원가량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말소 등록 차량이 130만대 수준이므로 모두 전기차라고 가정하면 연간 1조4000억원 시장이 형성된다.

초기 투자, 운영 비용을 감안해도 원재료 구입 비용이 크지 않아 고수익 사업으로 매력적이다.

”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분석이다.


다만 아직까지 폐배터리 관련 기술이 취약하다는 우려도 적잖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업체들이 외국 업체와 협업하거나 수산화리튬 등 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여전히 걸음마 단계”라고 전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확대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폐배터리 연구개발(R&D) 인력, 기술 확보에 서둘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 지원도 절실하다.

미국 에너지국이 설립한 리콜센터가 배터리 재활용 기술 R&D센터 역할을 톡톡히 하는 만큼 우리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폐배터리 수혜주 들여다보니
현대차와 손잡은 파워로직스 눈길
폐배터리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관련 기업에 이목이 쏠린다.

영화테크, 파워로직스, 에코프로 등이 눈여겨볼 만한 종목이다.


영화테크와 파워로직스는 ESS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영화테크 본업은 내연기관차, 전기차 부품 제조·판매다.

최근에는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ESS로 재사용하는 신사업을 육성하는 데 한창이다.

충청남도가 2018년 시작한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기술개발 사업’에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공동연구기관인 NS신성, 숭실대와 함께 ESS, BMS(배터리관리시스템) 등을 개발했으며 ESS 성능을 실제 현장에서 검증하는 단계를 진행 중이다.

파워로직스 역시 현대차와 손을 잡았다.

현대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ESS 생산을 맡았다.


ESS 이외 부문에서는 에코프로 활약이 기대된다.

자회사 에코프로씨엔지가 오는 6월 경북 포항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 공장은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하고 이를 활용해 배터리 원료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연간 2만t 규모 폐배터리를 재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폐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고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주가 흐름 역시 긍정적이다.

지난해 3월 1만300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2월 기준 6만원 중반까지 뛰었다.


인선이엔티도 예의 주시할 만하다는 평가다.

폐기물 처리, 폐차 등이 주요 사업이다.

그동안 내연기관차 폐차를 통해 매출을 올려왔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폐배터리 회수, 재활용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선이엔티는 환경부와 협업을 통해 폐배터리 보관 사업에 나섰다.

배터리 회수와 해체, 보관, 재활용 등 폐배터리 R&D를 진행 중인 만큼 향후 폐배터리 시장이 커지면 관련 사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17일 종가는 1만3150원, 증권가 목표주가는 1만6000~1만8000원이다.


현대글로비스도 최근 폐배터리 운송 전용 용기를 개발해 특허를 취득하면서 수혜주로 이목을 끈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7호 (2021.02.24~2021.03.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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