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투기에서 산업으로 ◆
최근 미국 시장에서 국채와 주식 등 증권을 '토큰화'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1일 실물자산토큰화(RWA) 블록체인 분석 사이트 'RWA.xyz'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글로벌 RWA 자산 규모는 한 달간 5.28% 늘어난 230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같은 날 미 국채 토큰 규모는 71억7368만달러(약 9조9269억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다.
미 국채 토큰 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RWA 및 증권형 토큰 플랫폼 시큐리타이즈가 공동 발행한 '비들(BUIDL)'이다. 비들의 규모는 약 29억1177만달러로 미 국채 토큰 시장에서 40.5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비들은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프로젝트에서 우선적인 선택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미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현금 등에 투자하는 블랙록의 펀드를 토큰화한 비들은 1개당 1달러로 가치가 유지되도록 발행된다. 이 토큰을 갖고 있으면 매달 배당금이 지급된다.
비들에 이어 대형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의 '벤지(BENJI)'가 7억7461만달러 규모로 미 국채 토큰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벤지의 점유율은 약 10.80%다.
지금까지 토큰화 시장을 미 국채 토큰이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주식 토큰화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식·가상자산 거래 플랫폼들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우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은 최근 솔라나 기반 토큰화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 '엑스스톡(xStocks)'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스톡에는 엔비디아, 테슬라 등 개별 종목과 SPDR S&P500 트러스트(SPY) 등 주요 ETF로 구성된 종목 약 50개가 우선 포함될 예정이다. 크라켄은 유럽,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엑스스톡의 24시간 거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로빈후드도 유럽에서 미국 주식 토큰화 거래를 허용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후드는 지난 4월 리투아니아에서 중개업 라이선스를 취득해 유럽연합 전역에서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해놓은 상태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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