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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사이트] 디지털 시대, 캐릭터 산업은 왜 더 중요해지나?
기사입력 2025-08-01 15:49
해당 이미지는 미드저니로 제작된 이미지입니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의 도래와 함께 캐릭터 산업이 또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변화하는 소비 성향, 온라인 및 SNS 활성화, 그리고 지식재산권(IP)의 가치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한국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캐릭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글로벌 라이선싱 산업협회 라이선싱 인터내셔널(Licensing International)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캐릭터 라이선스·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약 1천498억 달러 규모(한화 약 206조 9천636억 원)였으며, 올해는 약 1천560억 달러(한화 약 215조 5천296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됩니다.

주요 시장은 북미를 비롯한 유럽, 북아시아(한국, 중국, 일본) 등입니다.

지난해 캐릭터 라이선스 시장 점유율은 북미가 가장 높은 59%를 차지했으며, 유럽은 18.4%, 북아시아 약 9.7% 순이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일본 산리오와 미국 디즈니 등 주요 기업들이 캐릭터 라이선싱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 디지털 시대 '감성 소비'가 이끄는 캐릭터 산업

디지털 시대에 캐릭터 산업이 성장세를 보이는 주요 배경 중 하나로는 '현대인의 소비 성향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존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기능적 소비에서 최근 패러다임이 감정, 경험, 가치관 등에 기반한 감성적 소비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소비 전환을 반영한 캐릭터가 트렌드를 이끄는 핵심 매개체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감성에 부응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캐릭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감정 반응을 일으키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캐릭터 감성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체 캐릭터를 개발하거나, '키덜트(Kid+adult, 어린이의 감성과 문화를 즐기는 어른)'에게 옛 향수를 자극하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새로운 전략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세계 완구·게임 시장 규모는 약 1천87억 달러(한화 약 150조 2,016억 원)였으며 이후 계속 성장해 올해 1천332억 달러(한화 약 184조 557억 원)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유로모니터(Euro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 역시 2023년 약 2조 1천억 원 규모를 달성했으며, 매년 약 9.5%씩 성장해 올해는 약 2조 5천억원까지 커질 전망입니다.

◇ 온라인·SNS를 통한 '캐릭터 팬덤' 형성

온라인과 SNS의 활성화는 캐릭터 산업 성장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자신만의 개성과 정체성을 반영한 캐릭터를 통해 감정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대상과의 연결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자신만의 취향과 정체성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공유하거나 활동할 수 있기 때문입닌다.

그만큼 SNS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채널로 자리잡았습니다.

SNS에서는 캐릭터 중심의 팬덤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도 합니다.

팬덤은 굿즈 구매뿐 아니라 2차 창작물 생산 등 능동적인 소비와 참여 활동을 통해 캐릭터 IP의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매일경제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성향을 공유하려는 요즘 세대의 특성이 온라인 및 SNS 발달과 연동돼 캐릭터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또 "소셜미디어는 앞으로도 단순한 소통의 수단을 넘어 구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디지털 시대의 IP, 캐릭터 산업 성장 가속화

디지털 시대의 지식재산권(IP) 가치 상승 역시 캐릭터 산업에 중요한 성장의 축 중 하나입니다.

디지털 시대에서 저작권, 특허 등 IP가 기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그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캐릭터 IP는 하나의 원천 소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와 부가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을 바탕으로 여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기업 산리오는 유통업계와 협업 컬렉션을 선보이며 IP 비즈니스를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산리오는 헬로키티를 비롯해 마이멜로디, 폼폼푸린, 시나모롤 등 글로벌 인기 캐릭터를 보유한 일본 대표 캐릭터 라이선싱 기업입니다.

산리오 코리아에 따르면 산리오는 전 세계 130여 개국, 1천700개 이상의 라이선시, 연간 5만 종 이상의 상품 출시하고 있습니다.

◇ 여전히 방송·완구 중심의 한국…나아가야 할 방향은?

한국의 캐릭터 산업은 여전히 방송·완구 중심에 머물러 있습니다.

글로벌 확장을 위한 디지털 채널 전략, 현지화된 세계관 설계, 팬덤 기반 커뮤니티 운영 등 IP 확장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방송 이후 완구 판매에 집중하는 B2C 모델은 단기 수익은 가능하지만, 지속 성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6월 열린 '2025 콘텐츠 산업포럼'에서 "콘텐츠 기업과 IP 활용 기업 간 협의체를 구성하고, 수익 배분 구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제작 단계부터 연관 산업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고, 함께 수익을 나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또 "K-팝이 굿즈, 라이브 공연 등 다양한 수익원을 만들어 낸 것처럼 드라마 산업도 IP를 활용한 다각화된 수익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캐릭터는 단순한 이미지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 플랫폼'이자 '정체성의 자산'으로 기능합니다.

오늘날 소비자는 실용성을 넘어선 감정적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감정을 담지 못하면, 결국 제품만 남는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듯, 디지털 시대에서 감정적 유대와 공감을 주는 캐릭터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 이기연 연구원 / lee.gi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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