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을 결정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 SK엔무브는 오늘(30일) 이사회를 열고 SK온과 SK엔무브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SK온이 SK엔무브를 흡수합병하게 됩니다.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출범할 예정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은 SK온의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SK온은 지난해 1조1,27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251%에 달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부채비율이 99.23%,
삼성SDI의 부채비율 89.02%와 비교하면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전기차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SK온의 경영상황은 악화되어 왔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아픈 손가락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지난 3월 무디스는 '배터리 부문의 지속적인 부진과 높은 부채 부담'을 지적하며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은 투자적격등급인 'Baa3'에서 투자부적격등급인 'Ba1'으로 하향됐습니다.
반면, SK엔무브는 2021년 이후 3년 연속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며 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합병으로 SK온의 재무 부담을 덜고 SK엔무브와의 시너지를 극대화될 전망입니다.
합병에 따라 SK온은 올해 자본 1조7천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8천억원의 즉각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은 각각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하는 등 선제적 자본확충에 나섰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제3자 유상증자 2조원과 영구채 발행 7천억원, SK온의 제3자 유상증자 2조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유상증자 3천억원까지 5조원의 자본확충을 추진합니다.
이후 연말까지 추가로 3조원의 자본확충에 나서 올해 자본 조달 계획은 총 8조원에 달합니다.
주식회사 SK는
SK이노베이션의 2조원 유상증자 관련 4천억원을 직접 출자하기로 했습니다.
1조6천억원의 제3자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합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SK온 2조원 및 SKIET 3천억원 증자에 대해 PRS 계약을 체결합니다.
동시에
SK이노베이션은 3조5,880억 원을 투입해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SK온 전환우선주식 전량을 매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사업·재무구조 양방향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EBITDA를 개선하고 순차입금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장 총괄사장은 합병법인의 IPO와 관련해서는 "이번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으로 SK온과 재무적투자자와의 계약은 해제됐다"며 "SK온의 IPO의무도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상황이 되면 재검토할 예정이며, 검토 과정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김용갑 기자 / gap@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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