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어린 환자에 큰 고통 주는 면역관용요법 선행해야 건강보험 급여처방 지나치게 가혹

국민권익위원회는 혈관이 약한 어린 아이에게 2~3년의 정맥주사를 맞는 면역관용요법 치료를 거치지 않고 헴리브라를 건강보험 요양급여처방 받을 수 있도록 급여기준을 개선해 달라는 고충민원에 대해 헴리브라 급여기준을 재검토할 것을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견표명 했다고 오늘(30일) 밝혔다. (사진=국민권익위원회 제공)

[대전=매일경제TV]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이하 권익위)는 혈관이 약한 어린 아이에게 2~3년의 정맥주사를 맞는 면역관용요법 치료를 거치지 않고 헴리브라를 건강보험 요양급여처방 받을 수 있도록 급여기준을 개선해 달라는 고충민원에 대해 헴리브라 급여기준을 재검토할 것을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견표명 했다고 오늘(30일) 밝혔습니다.

‘면역관용요법’은 혈우병 항체 환자들이 주 2~3회 최대 2~3년까지 장기간 정맥주사로 약제를 투여하는 치료 방법이며 ‘헴리브라’는 피하주사제 형태로 투약이 간단하고 출혈예방효과가 높은 약제를 말합니다.

현재 중증 A형 혈우병 항체 환자에 대한 헴리브라 요양급여기준에 따르면 만 12세 미만 소아가 헴리브라를 요양급여처방 받기 위해서는 사전에 2~3년에 걸친 면역관용요법을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면역관용요법에 실패하거나 이를 시도할 수 없음이 의사의 투여소견서를 통해 입증되면 바로 헴리브라를 투여할 수 있습니다.

이에 주치의는 소아 환자 일부가 혈관이 잘 잡히지 않아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할 수 없기 때문에 헴리브라 요양급여기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올해 2~3월 헴리브라를 처방한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청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할 수 없다는 객관적 사유가 부족하다며 건강보험으로 치료비를 지원해줄 수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아 환자 중 일부는 올 4월부터 치료비 부담(15㎏ 소아 환자 기준, 4주에 약 720만 원 소요 예측)으로 인해 헴리브라를 투여 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권익위는 만 12세 미만 중증 A형 혈우병 항체 환자들이 ‘나이가 어리고 혈관이 약해 장기간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면역관용요법을 시도하기 곤란한 상황’ 등에 해당하는 경우, 헴리브라를 요양급여처방 받을 수 있도록 급여기준을 재검토할 것을 의견표명 했습니다.

권익위는 일부 선진국은 헴리브라 요양급여기준에 면역관용요법 선행 조건이 없는 점, 세계혈우병연맹 등의 지침에서 헴리브라 투여 시 면역관용요법을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등의 제한은 없고 헴리브라가 장기적으로 여러 합병증 발생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다는 혈우병 관련 학회의 의견이 있는 점, 만 12세 미만의 환자에게 많은 고통이 따르는 면역관용요법을 사실상 필수전제로 요구하는 것이 지나치게 가혹해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권익위 임진홍 고충민원심의관은 “효과적인 약제가 나왔음에도 요양급여처방을 받기 위해 장기간 많은 고통이 따르는 선행치료를 어린 환자들이 받아야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현 요양급여기준의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박희송 기자 / mkheeski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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