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역설' 마스크 착용·손 씻기 덕택에 기침·가래약 매출액 '반토막'

【 앵커멘트 】
전 세계적으로 독감 환자가 유례없이 줄어들었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생활화를 가져온 코로나19 사태의 역설적인 순기능인데요.
기침약과 가래약을 판매하는 제약사들은 웃지 못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고진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1~2월 인구 1천 명 당 독감 의심 환자 수는 약 2명.

독감 유행기준인 5.8명의 절반을 밑돌았습니다.

같은 기간 1천 명 중 30명이 독감 환자였던 작년과 비교하면 독감이 거의 사라진 셈입니다.

매년 돌아오던 독감 유행이 끊긴 건 코로나19 덕입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의 생활 방역이 자리 잡으면서 감염병이 줄어든 겁니다.

▶ 인터뷰(☎) : 정기석 /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20~30년 동안 독감이 이렇게 없는 해는 처음입니다. 지난 겨울에 독감을 거의 볼 수 없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마스크 때문이고요. 또 독감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때문에 외국에서 들어오는 외래객 유입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요인입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독감이 사라지는 역설적인 상황에 기침약과 가래약을 판매하는 제약사들은 곤란한 처지가 됐습니다.

매년 독감 유행 철에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진해거담제 매출이 급감한 겁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진해거담제 처방액은 42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00억 넘게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안국약품의 '시네츄라'와 대원제약의 '코대원포르테' 등 처방이 많이 이뤄지던 주요 제품들의 타격이 컸습니다.

'시네츄라'의 1분기 매출은 39억 원으로 작년보다 55% 감소했고, '코대원포르테'도 75억 원에서 28억 원으로 60% 넘게 급감했습니다.

이 기간 안국약품의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 하락했고, 대원제약은 적자전환했습니다.

주력 제품인 진해거담제의 판매 감소가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겁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관련 치료제를 판매하는 제약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고진경입니다.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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