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에 돈줄 막혀 급매물 쌓여
분양가 억대 낮춰도 거래 감소세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전면 유리에 분양권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최근 서울에서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일부 수분양자들이 급매로 분양권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늫고 있다.


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권(청약 당첨을 통해 취득한 신축 아파트 입주 권한)을 내놓는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26일 주택 업계에 따르면 내년 11월 준공 예정인 서울 강북구 ‘한화포레나 미아’ 전용 80㎡ 저층 매물이 최저 10억2642만원에 나와 있다.

같은 평형 최고 분양가(10억8416만원)보다 약 6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전용 84㎡에도 2000만원의 마피가 형성됐다.


서울 강북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집값이 충분히 올랐다는 인식이 강하고 대출 규제까지 강화된 후 거래가 급감했다”며 “대출 규제가 풀어지지 않으면 마피 매물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엘리프미아역’(2026년 8월 입주) 전용 74㎡, 서울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이달 입주) 전용 59㎡,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2025년 8월 입주) 전용 84㎡ 분양권도 각각 9억8672억원, 7억7000만원, 9억8880만원에 새로운 집주인을 구하고 있다
이처럼 ‘마피’ 분양권 물건이 시장에 쏟아지는 원인으로는 지난 9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금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제도가 시행된 데다가 시중 은행까지 신축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돈줄이 막혀 잔금 마련이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매물 정리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분양·입주권 수요자도 대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터라 분양·입주권 거래가 저조하다는 점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8월 150건, 9월 95건, 10월 81건으로 감소하고 있다.


경기와 인천도 서울과 비슷한 상황이다.

다음달 입주를 시작하는 경기 광명시 광명동 ‘트리우스 광명’ 분양권에는 현재 약1000만~5000만원 가량 마피가 붙었다.

단지는 지난해 전용 84㎡ 중층을 11억1910만원에 분양했으나, 현재는 5000만원 적은 10억 6910만원부터 매물이 나와있다.


연수구에서 내년 7월 입주 예정인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 4차’ 전용 84㎡는 분양가(8억6000만원)보다 7000만원 가량 낮은 매물이 나왔고, 다음달 입주하는 ‘송도자이더스타’ 역시 1000만~3000만원 가량 마피가 붙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대출 규제 영향을 강하게 받아 현재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진입했다”며 “매물 증가가 꼭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매수 심리가 둔화된 것이 분명한 만큼 일부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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