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올해 1분기 전국 신규 분양단지의 60% 이상이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고 미달됐습니다.

오늘(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신규 분양단지 34곳 가운데 2순위에서도 모집가구를 채우지 못한 곳이 21곳으로 무려 61.8%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 총 87개 분양단지 가운데 21곳이 미달돼 단지 수 기준 미달 비율이 24.1%로 나타났으나, 올해 1분기 들어 이 비율이 2.5배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대구와 경북, 전남, 전북, 제주, 충남 등 6개 지역은 1분기에 각 1개 단지씩 분양됐지만 모두 미달됐습니다.

수도권 중 경기도는 1분기에 8개 단지 중 75%인 6개 단지가 미달됐고, 인천도 5개 단지 중 1개 단지만 마감돼 미달 비율이 80%였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5.1대 1로, 지난해 4분기 평균 2.9대 1보다는 올랐지만 지난해 1분기 11.4대 1에 비하면 반토막 난 모습입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여전히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경기 침체도 지속되면서 청약을 미루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 분양 단지 가운데 일부는 중도금 대출 이자가 시중은행의 담보대출 이자보다 높은 6%대에 달하는 등 이자 부담도 청약률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반면 서울은 1분기 분양된 3개 단지가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해 이른바 '서울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1분기 서울에서 일반분양된 아파트는 3개 단지 총 393가구로, 총 2만 2천401명이 신청해 청약 경쟁률이 평균 57대 1에 달했습니다.

연초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리면서 중소형 주택 청약 추첨제가 60%로 확대되고, 전매제한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기로 하는 등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GS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 영평동1가 영등포자이디그니티는 98가구 일반분양에 1만 9천47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98.8대 1에 달했습니다.

동부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서울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도 214가구 분양에 2천430명이 신청해 1순위 경쟁률이 평균 11.4대 1이었습니다.

청약 경쟁률뿐만 아니라 계약률도 상승해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말 분양된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성북구 장위 자이 레디언트는 당초 청약률은 높지 않았으나, 규제지역 해제 훈풍과 인근 시세 상승으로 최근 무순위 접수 등을 거치며 100% 계약률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고 입지 경쟁력이 있는 서울은 정부 규제완화의 효과를 빨아들이고 있는 반면, 서울 집중화로 지방과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청약 시장이 더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지방도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곳만 청약자가 몰리는 등 청약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손효정 기자 / son.hyojeo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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