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여성전성시대'…LG·SK그룹 첫 여성 CEO·삼성전자 첫 여성 사장 나와

【 앵커멘트 】
LG와 SK그룹에서 처음으로 오너가 출신이 아닌 여성 CEO가 탄생했습니다.
성과주의에 입각한 여성 임원 발탁이 계속되면서 재계의 유리천장이 조금씩 얇아지고 있는 건데요.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삼성그룹에서 오너가 출신이 아닌 첫 여성 사장이 탄생했습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여성도 사장이 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 지 정확히 11년 만입니다.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장이 된 이영희 사장은 로레알 출신으로, 지난 2007년 삼성전자 입사 이후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적인 마케팅 성과를 인정받았습니다.

삼성물산에서는 창사 이래 첫 여성 부사장이 2명이나 탄생했고, 삼성SDI에서도 40대 여자 부사장이 발탁됐습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이정애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이정애 사장은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등 사업 전반을 경험했으며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의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SK그룹 11번가와 CJ올리브영 역시 최초 여성 CEO를 발탁했습니다.

이렇듯 주요 기업에서 첫 여성 사장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국내 기업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단단합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1천 개 기업의 대표이사 중 여성은 32명으로 2.4%에 그쳤습니다.

이 32명 중 오너가 출신을 제외한 여성 전문경영인은 7명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여성 임원 탄생을 위해서는 중간관리층의 여성 비율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오일선 / 한국CXO연구소장
- "여성 임원·CEO가 지속해서 증가하려면 먼저 중간관리자층에 있는 여성 인력 층이 두터워져야 합니다. 그래야 여성의 장기적인 임원·CEO 진출 여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회사와 사회가 이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또한 마케팅·홍보 부문에는 여성 인재가 많은 데 비해 엔지니어·기술직 등 이공계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에는 여성 인재를 잘 찾아볼 수 없는 점이 여전히 한계로 남아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성 임원 발탁이 그저 보여주기식 인사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된 성과를 내야만 이제 막 시작된 재계의 '여풍'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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