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회사채(2)] 정부, 유동성 공급으로 진화 나섰지만 실효성은 '글쎄'…"시장 신뢰 회복이 우선"

【 앵커멘트 】
이렇게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정부와 금융업계가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인데요.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의 신뢰가 이미 훼손된 상황이므로, 유동성 공급 조치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보도에 조문경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50조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대책을 밝힌 금융당국.

2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운영하고, 회사채와 기업어음, CP 매입 등에 16조 원,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에 3조 원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더불어 오늘(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내일 예정된 자금시장 점검회의에서 단기 자금시장 경색의 요인이 되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 ABCP 매입 확대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오늘 9개 대형 증권사들은 중소형 증권사의 ABCP 매입을 위해 총 4천500억 원 규모의 특수목적법인, SPC를 출범했는데,

해당 SPC와 산업은행을 통해 ABCP 매입을 확대한다는 구상입니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도 유동성 공급에 나섰습니다.

어제(9일) 20개 시중은행장들은 금융위원장과 만나 CP와 ABCP 매입 등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공급에 16조7천억 원을 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1일에는 5대 금융지주가 연말까지 95조 원 규모의 유동성 자금 지원 계획 밝혔는데,

CP와 ABCP를 매입하고, 단기자금시장에서 주요 공급자 역할을 하는 머니마켓펀드 운용 규모를 유지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동성 투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데 입을 모았습니다.

▶ 인터뷰(☎) : 홍기훈 /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 "돈을 많이 풀어서 해결되는 문제는 절대 아니거든요. 시장의 신뢰이기 때문에…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좀 틀렸다고 생각을 하는 게 정부가 아무리 돈을 많이 써도 시장보다 많이 쓸 순 없어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중심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 등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 다시 발생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줄 조치를 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또 단기자금시장에만 유동성을 공급할 경우 시장 전체에 자금 경색이 심화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기자금시장 상황이 악화돼 단기자금시장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정희 /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 "(유동성을) 충분하게 공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금리 자체가 올라가고 있는 상태라 정부도 부담이겠죠. 정부가 위급한 측면에는 선별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중장기적인 대책도 같이 세워야 되겠죠. "

영업과 자산이 건실한 데 현금이 없어 흑자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도울 수 있는 선별적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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