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DB하이텍, 물적 분할 '오락가락' 발표…'널뛰기 주가'에 개미만 피해 '눈덩이'

【 앵커멘트 】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DB하이텍에 이어 어제 풍산까지 물적분할 계획을 접었는데요.
이렇게 기업들이 물적분할을 번복하면서 생기는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가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문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DB하이텍에 이어 어제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한 풍산.

기존 공시했던 '방산사업' 물적분할 분사 계획을 다시 한 번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반도체 설계 사업을 분사하겠다고 밝혔던 DB하이텍 역시 지난 26일 분할 계획을 중단했습니다.

소액주주들이 물적분할로 인한 모회사의 가치 훼손 등의 이유로 공동대응에 나서자 부담이 된 기업들이 물적분할을 철회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물적분할 철회 배경으로는 국감 증인 신청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모습입니다.

류진 풍산 대표는 물적분할 관련 국감 증인으로 명단에 올랐으나, 분사를 철회하면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이처럼 외부 요인에 의해 물적분할을 번복하는 기업들은 최근 들어 늘고 있습니다.

앞서 CJ ENM 역시 올해 초 일반주주들의 반발에 계획했던 '콘텐츠 사업' 물적분할을 보류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물적분할 발표 번복에 따른 주가 급등락 현상이 너무 크다는 겁니다.

물적분할 발표 이후 주가가 약 20% 급락했던 풍산은 어제 물적분할 철회 소식에 약 9% 회복했습니다.

DB하이텍은 물적분할 발표한 당일 주가가 약 16% 하락한데 이어 분사 발표 이전에 비해 최근 주가가 18% 가량 떨어져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CJENM도 발표 이후 30%까지 폭락했다가 분할 재검토 발표로 당일 9%대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에 물적분할을 하기 전 투자자들의 반응을 보기 위한 기업들의 '간보기식' 발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분할 발표 당시 '시장가'로 물량을 이미 다 매도해 피해가 크다는 비판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 인터뷰(☎) : 김규식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 "발표를 하기 전에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향상하는 것인가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는가에 깊이 고민하고 근거들을 준비하고 발표를 해야…주주총회를 열기 전에 일반주주들의 의견을 대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그 의견을 반드시 들어야…."

특별위원회를 일반주주들을 대표하는 전문가들로 구성해 물적분할 시 일반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 스탠딩 : 조문경 / 기자
- "기업들의 변덕에 투자자들의 피해만 커져가는 가운데, 기업들은 신중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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