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의 극심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강달러' 영향으로 미국인의 구매력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하는 달러화 실질실효환율은 지난 7월 129.72로 2002년 2월 기록한 전고점인 129.02를 넘어섰다.

달러화 실질실효환율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미국과 주요 교역국 통화 사이의 달러 강세를 측정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주요 무역 상대국들에 비해 미국의 실질 구매력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WSJ는 "달러 강세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과거 미국 1970년대 물가 급등기에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인 것과 달리 올해 달러는 오히려 고공행진하고 있다.

WSJ 달러지수는 올해 들어 13% 가까이 올랐고, 유로화와 달러화의 등가를 의미하는 패리티(1유로=1달러)도 20여 년 만에 깨졌다.

영국 파운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198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자산군 가운데 천연가스와 달러화는 각각 높은 수익률 1·2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력하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달러 강세의 핵심 동인이다.


달러 강세는 미국의 수입품 가격을 낮추지만 반대로 미국 상대 교역국은 수입품 가격이 올라간다.

이는 미국 수출업자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으며 미국 외 국가들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고 WSJ는 우려했다.

스티브 잉글랜더 스탠다드차타드 외화리서치 글로벌 부문장은 "미국 외 나머지 국가들은 높은 수입 가격과 긴축적인 유동성 여건이라는 이중 타격을 받고 있다"며 "다른 국가가 입을 손해가 미국이 얻을 이익보다 크지만, 이에 대응할 방법은 딱히 없다"고 했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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