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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명 칼럼] 대한민국은 지금도 날마다 트럼프 월드
기사입력 2020-12-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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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는 끝났다.

본인이 아무리 부정해도 끝난 것은 끝난 것이다.

생각해보면 아찔한 일이었다.

트럼프가 4년 더 갔으면 미국과 세계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다시 회복될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을 것이다.


 트럼프 시대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예전에 못보던 정치현상이 관찰됐다.

탈법 탈규범 탈상식 억지 행패 생떼 편가름 분노와 갈등의 부추김, 기타 비정상적 현상들이 전염병처럼 창궐했다.

그것은 '시대의 질병'이었다.

파시즘이나 공산주의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트럼피즘의 종주국은 미국이지만 그것이 미국에서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지금 한국은 매일매일 트럼피즘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조차 생각못한 일이 이곳에선 일상이 됐다.

추미애는 윤석열을 직무정지시킨데 이어 해임 절차를 진행중이다.

여권에선 "해임으로 끝날 일 아니다.

감옥에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상에, 정권에 충성하지 않으면 감옥에 가는 시대다.

권력은 말한다.

'사법사찰은 죄다'. 상식은 묻는다.

'언제부터 그게 사찰이었나'. 권력은 답한다.

'법대로 하는 거다'. 상식은 또 묻는다.

'법에 근거하지 않은 독재는 없다.

김대중 내란음모죄 사형선고를 내린 것도 법 아니었나.'
 왜 한국의 트럼피즘이 미국보다 극단적인가. 트럼프는 트윗으로 사람을 잘랐다.

대통령은 공무원을 임명하고 해임할수 있다.

트윗 통보는 예전에 못보던 방식이었을뿐 대통령 권력행사의 본질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

트럼프는 마구 자르고 그 책임도 본인이 졌다.

그리고 적어도 미국에선 정권에 반대해 감옥에 갈 위험에 처한 공무원은 없었다.

한국 대통령은 윤석열을 자르지 않는다.

일언반구도 한 적이 없다.

법무장관이 1년째 '검찰총장 방 빼라'며 전기 끊고, 수도 끊고 하더니 이제 용역 불러서 철거에 들어가려 한다.

대통령은 꽁꽁 숨어있다.

청부업자만 있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미국에는 '딥 스테이트'가 트럼프를 견제했다.

대다수 언론이 반트럼프였고 백악관에도, 공화당에도, 국무위원 중에서도 트럼프를 '물가의 어린이'로 생각하는 '어른'들이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트윗으로 잘려났지만 그 후임들이라고 트럼프에 무작정 충성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광인 1명이 4년내 결딴내기에는 너무 크고 깊었다.


 한국에 딥 스테이트가 있는가. 그게 작동한다면 월성1호기 평가조작같은 일이 그렇게 쥐도새도 모르게 진행될수가 없다.

이걸 적발한 감사원이 있다는 사실만이 작은 위안이다.

윤석열 사태에 '검란'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검사들이 딥 스테이트인가. 그 전에 검찰 요직을 차고 앉아 권력 수사를 방해하고 김뺀 사람들도 검사들이다.

한국의 딥 스테이트는 권력에 장악당했다.


 원조 트럼프와 달리 한국의 트럼피즘은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지도 않고 권력에 저항하는 딥 스테이트를 허용하지도 않는다.

권력적 관점에서 훨씬 영리하고 훨씬 편리한 방식이다.

'청출어람 청어람'. 이 땅의 권력자들은 역사적으로 '청어람'에 소질이 있었다.

주자의 종주국보다 더 주자적인 나라를 만들었고 명나라가 망하고 100년이 더 지나서도 명을 흠모했던 전통이 있다.

트럼프가 어린아이처럼 규범에 대들었다면 한국의 트럼피즘은 무시무시한 완력으로 규범의 손목을 비튼다.


 한국적 트럼피즘은 무시무시하고 심각하지만 웃기는 구석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역대 최악'이라며 입에 거품을 물면서 같은 입으로 트럼프는 칭송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심지어 아직도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이겼다고 주장한다.

문정부 비판 유튜브 한편을 올린뒤 몇시간후에는 '미국 대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같은 콘텐츠를 올린다.


 문 정부의 비정상과 탈상식을 비난하면서 그 원형질에 해당하는 트럼프를 신으로 숭배하는 사람들. 당혹스럽게도 이들은 스스로 '보수'를 자처한다.

이들 찌질한 '자칭 보수'는 현 정권에는 보배같은 존재다.

이들이 '보수'로 오인되는한 지난 총선에서 여당을 찍은 사람들이 보수세력으로 옮겨갈 일이 없다.

그래서 마음대로 하는 것이다.

좌우 합작으로 이 땅의 트럼피즘은 갈수록 극성스러워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날마다 트럼프월드다.


[노원명 오피니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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