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폭력과 성폭력 피해를 겪은 초·중·고등학생 운동선수 대다수가 돌아올 보복이 두렵거나 대처 방법을 몰라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조사단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학생선수 5만여 명 가운데 '학교 신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은 8천440명(14.7%),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당한 적 있다'는 답변은 3천829건(6.7%)으로 집계됐습니다.

신체폭력 가해자는 주로 코치였으며, 성희롱·성폭력 가해자는 선배 선수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신체폭력 피해 학생의 79.6%, 성폭력 피해 학생 53.6%가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생 선수들은 폭력 피해를 봐도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이유에 대해 '보복이 두려워 서'(24.5%), '대처방법을 몰라서'(13.0%) 등을 꼽았습니다.

합숙 경험이 있는 학생 선수는 그렇지 않은 학생 선수보다 폭력과 괴롭힘 등 인권침해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조사단은 학생 선수가 수업에 결석하고 대회에 참가하는 과잉훈련·상시합숙 관행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권위는 "학생 선수의 경기실적이 지도자의 재계약 여부 평가에도 활용되고 있어 무한 경쟁이 발생하고 학생 선수가 장시간 무리해서 훈련하는 등의 인권침해에 놓이게 된다"며 "소수의 동료선수와 지도자에게 모든 생활을 의존하는 선수 생활의 특성상 학생선수가 폭력·성폭력 피해 등 인권침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 권영하 인턴기자 / youngha@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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