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카뱅' 공식 깨졌다…카카오뱅크, 6개월째 시중은행보다 금리 높아

【 앵커 】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대출 하면 카카오뱅크'라는 공식이 공공연하게 돌아다녔죠.
그런데 올해 들어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이만, 벌써 6개월째 시중은행보다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인지 이예린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만 하더라도 '저금리'에 '편리한' 대출을 내세우며 고객을 끌어온 카카오뱅크.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확연히 바뀌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금리가 시중 은행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

상반기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서민금융 제외)를 비교하면, 매월 최고 금리를 요구한 곳은 카카오뱅크였습니다.

가장 낮은 금리를 기록해온 곳은 신한은행으로, 올초 2% 후반대부터 시작해 지난달 2.4%까지 내렸습니다.

카카오뱅크와 신한은행의 순위가 6개월째 그대로인 점도 눈에 띕니다.

마이너스통장의 금리를 따져봐도 카카오뱅크가 가장 높은 수준.

이유는 뭘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간 대출 금리 경쟁이 이러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코로나 사태에서 대기업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초저금리의 이른바 '황제대출' 공급을 늘린 것도 시중은행의 평균 금리를 낮춘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와 내부 대출 정책이 달라진 것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내 인터넷은행이 대출에서 힘을 잃어가는 데에는 데이터 규제라는 큰 장벽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신용을 분석할 때 빅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어 회원이 대출을 갚지 못할 확률(부도율)이 높아져, 은행은 비교적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오정근 /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 "외국에서는 개인당 8만~10만 개(의 빅데이터)를 신용분석에 쓰는 데 비해서, 우리나라는 100개도 안되는 데이터를 써요. 빅데이터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에요. 자연적으로 금리를 높게 받아야 은행이 손해를 안 보게 되죠."

데이터 관련법이나 시중은행들의 대출영업 폭주에 힘을 잃어가는 카카오뱅크.

'대출 하면 카뱅'이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어떤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이예린입니다.

[ 이예린 기자 / yrl@mk.co.kr ]

영상편집 : 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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