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대한항공에 1조2천억원 지원…채권단 지원에도 정상화까지는 먼길,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지적까지

【 앵커멘트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유동성 쇼크에 빠진 대한항공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오늘(26일), 채권단인 두 은행은 대한항공에 1조2천억원을 긴급수혈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대한항공은 하루 고정비용만 5천억원에 달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행기조차 띄우지 못하고 있어 고스란히 손실만 쌓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이같은 지원이 과연 대한항공을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다시말해 코로나19의 전세계 종식 선언이 안갯속에 사로잡혀 있는 가운데 채권단의 지원 자체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대한항공도 위기를 맞았습니다.

여객 매출의 94%를 책임지는 국제선 운항률은 10%대에 불과하고,

1분기에만 6천920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곳간이 비어버린 대한항공.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1조2천억 원 규모의 신규 지원에 나섰습니다.

산은과 수은은 각각 내부 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채권단은 운영자금 2천억 원 대출, 7천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인수, 영구채 3천억 원 인수 등 총 1조2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산은과 수은은 이번 지원에 앞서 전제조건으로 항공사의 자체적인 자본확충과 경영개선 노력을 요구했습니다.

충분한 자구노력과 함께 고액연봉자들 임금 제한 등으로 도덕적 해이를 막겠다는 겁니다.

이에 대한항공도 사상 최대 규모인 1조 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도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대한항공은 또 전 임원이 임금 50%를 반납하고 직원 70%가 휴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자구노력을 통해 받을 지원과 유증을 더하면 대항항공은 총 2조2천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항공기 리스료 등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만 5천억 원이 넘고, 연간 금융비용도 5천억 원에 달해 위기를 다 끝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또 회사채와 ABS, 차입금 등을 합해 올해 3조8천억 원을 갚아야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결국, 다음 달부터 투입될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추가 지원을 또 기대해야 상황.

이를 위해선 이번 자구안에서 제외된 알짜 사업부인 기내식과 항공정비도 매각 대상에서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겨우 급한불을 끈 대한항공의 경영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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