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뛰어넘는 악성바이러스 '한화손보'…고아처지 놓인 초등생에게 "2천7백만원 물어내라"

【 앵커 】
'코로나19' 탓에 우리 국민 여러분, 모두 많이 힘드시죠.
활짝 웃을 수 있는 소식을 전해드려야 하는데, 오늘은 너무나 분노가 치밀 수 있는 사건을 전해드리게 돼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바로 한화손해보험이 사실상 고아 처지에 놓인 초등학생을 상대로 2천7백만원에 달하는 구상금 소송을 낸 것입니다.
SNS 통해 이같은 한화손보의 부도덕적, 비상식적 행태가 알려지자 불매 운동까지 확산되고 있는데요.
급기야 취임한지 일주일만에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가 고개까지 숙이며 사과했지만 국민적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입니다.
한화손보 행태에 한화그룹도 멘붕에 빠졌을 듯 한데요.

어떤 사연인지 이예린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 기자 】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베트남 출신인 어머니는 자국으로 돌아가 보육원에 홀로 남게 된 13세 초등학생 위 모 군.

위 군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2014년 아버지가 죽게 된 교통사고와 관련해 보험사에서 3천만 원에 달하는 구상금을 내라는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소장을 받는 날까지 돈을 내지 않으면 연 12%의 이자까지 붙인다는 조건까지 덧붙였습니다.

▶ 스탠딩 : 이예린 / 기자
- "앞서 보험사는 아버지의 오토바이와 부딪힌 승용차 동승자에게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5천4백만 원을 지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과실이 5대5로 결정돼 이 금액의 절반인 2천7백만 원을 고아인 위 군에게 지급하라는 소송을 지난 12일 제기한 겁니다."

현재 아버지의 사망보험금 가운데 어머니 몫인 9천만 원은 보험사가 쥐고 있는 상황이기까지 합니다.

이는 한 변호사 유튜브로부터 시작돼 국민청원으로까지 퍼졌고, 하루 만에 참여인원 10만 명을 넘겨 사흘째 20만 명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한화손보 강성수 대표가 바로 소송을 취하했다며 공식 사과까지 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또 생겼습니다.

위 군의 보육원장이 관련 유튜브 영상을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겁니다.

이에 대해 보육원장은 지역명과 보육원 아이들의 나이가 공개돼 국가 지원에 있어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였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위 군이 보육원에서도 생활하기 어려워져 2차 피해를 겪는 상황이 나올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한문철 / 변호사
- "상대의 가족관계, 재산관계, 사회적인 상황 등을 확인해보고 가능성이 있을 때 소송을 하는 거지, 지금처럼 아무것도 없는 고아 초등학교 6학년한테… 그 아이가 뭘 알겠어요.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간적으로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거죠."

대표의 공식 사과 후에도 소비자들은 "믿고 거른다"며 '한화손보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가 윤리의식을 재고해 보아야 할 때인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이예린입니다.

[ 이예린 기자 / yrl@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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