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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rism] 리더는 롤모델! 구성원 불평하기전 나부터 돌아보라
기사입력 2019-11-14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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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을 공부하다 보니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하게 된다.

스포츠를 보면서 감독님들의 리더십을 생각하기도 하고, 오케스트라를 보면서 지휘자의 리더십을 고민해 보기도 하고, 영화감독님들의 리더십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경영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지만, 박사학위 논문은 기업에서의 리더십이 아니라,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외과과장 (attending surgeon)의 리더십을 연구를 했다.


사실 다른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교수님 중 한 분이 잠깐 이야기를 하자고 박사과정 연구실에 들르셨다.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조직화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었고, 미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에서 연구비를 받게 됐다며 뜻밖에도 연구조교로 도와달라고 제안하셨다.

더욱이, 본인의 연구를 도와주면 병원에서 리더십으로 학위 논문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시겠다는 말씀도 하셨다.

사실 응급실은 상당히 흥미로운 연구 분야고, 연구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다.

매우 솔깃한 제안이었고, 당연히 연구팀에 합류해서 도와드리기로 했다.


하루는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외과팀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외과과장 없이 A펠로(레지던트를 끝낸 박사후 과정)가 레지던트들과 대화하고 있었다.

보통 외과과장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데, 마침 외과과장이 없다 보니 중간 리더인 A펠로의 행동과 대화를 더 유심히 관찰하게 됐다.

레지던트들과 대화하면서 "어떻게 생각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될까?"라고 이야기하며 레지던트들의 견해를 경청하려고 노력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응급실 상황에서 구성원들 의견을 경청하려는 노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며칠 뒤에 갔더니, 우연히 A펠로가 당직이었다.

하지만 레지던트들과 대화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며칠 전에 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레지던트에게 고압적으로 명령을 했다.

"그거 마무리했어? 왜 안했어? 빨리 확인하고 와" 등등. 이런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리더십이 바뀌기는 하지만, 불과 2~3일 만에 이렇게 극단적인 모습으로 바뀌는 것은 처음 봤기 때문에 왜 이렇게 바뀌었는지 궁금했다.


연구팀들과 회의하면서 자연스럽게 논의할 기회가 있었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마도 당직이었던 외과과장의 리더십 때문일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A펠로를 따라다닌 첫째 날 당직인 B외과과장은 그 병원에서 임파워먼트로 제일 유명한 분이었다.

그래서 A펠로는 레지던트들과 대화할 때 자연스럽게 경청하고 구성원들을 존종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반면 둘째 날 당직인 C외과과장은 가장 독단적이라고 알려진 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A펠로는 레지던트들에게 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리더십을 보였다.


우리는 리더를 흔히 '롤 모델(Role Model)'이라고 한다.

리더는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리더의 행동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파된다.

조직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리더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상시 조직이 아닌 응급실에서조차도 당직인 외과과장의 행동에 따라 펠로의 행동이 바뀌는데, 구성원과 더 많이 접촉하는 일반 기업조직에서 리더의 영향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끔 리더들이 구성원의 행동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구성원들 사이에 협업이 안되고, 지식 공유가 안 되고, 업무에 몰입하지 않고 등등등. 그럴 때마다 리더 본인의 행동은 과연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들고는 한다.

리더 본인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봐야 하지 않을까. 혹시 내가 구성원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가. 내가 솔선수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솔선수범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내가 지식을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지식을 공유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리더는 롤모델이기에 구성원을 탓하기 전에 리더로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며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윤석화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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