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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광고 아닌척 하는 광고들…무엇을 팔지부터 말하라
기사입력 2019-11-14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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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관광청의 `크로커다일 던디` 슈퍼볼 광고. [사진 제공 = SM C&C]
광고를 만들지 말라고 한다.

요즘엔 광고 같지 않아야 좋은 광고라고 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하루에도 수십만 개 콘텐츠가 곳곳에서 쏟아지는, 별 볼일 다 있는 시대. 이 시대의 소비자는 한가하게 광고를 다 봐줄 용의가 없을뿐더러 광고라면 기가 막히게 스킵하는 스킬까지 갖췄으니 말이다.

그래서 요즘 광고하는 사람들은 소비자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광고답지 않은 광고'에 매진한다.

광고하는 사람이 광고를 만들지 않는다니 조금은 아이러니하고 웃프다.


그리고 그 결과는 조금 더 웃프다.

실제로 광고다운 광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광고이기를 스스로 포기했다.

광고는 웹드라마가 됐고 영화가 됐다.

예능이 됐다가 때로는 음악이 됐다.

다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며 본래 목적을 뒤로 숨기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접할 수 있게 됐지만 모든 광고가 언제까지나 본심을 숨길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또 모든 브랜드에 그런 여유가 허락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쯤에서 이런 질문을 해 본다.

광고는 앞으로도 계속 광고 같지 않아야만 하는 걸까. 적당히 광고 같지 않으면서 충실히 광고 역할을 할 수는 없는 걸까.
여기 그 물음에 힌트가 되는 사례가 있다.

영화가 되지 않고 영화 예고편의 형식만 빌린, 그렇게 소비자 눈에 든 호주관광청의 '크로커다일 던디' 슈퍼볼 광고다.

'크로커다일 던디'는 1980년대 많은 사랑을 받았던 호주 코미디 영화로 호주 정글에서 악어 사냥을 하던 주인공 던디가 뉴욕의 도시 생활을 경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로 당시 미국인들은 호주에 대한 친밀감을 형성하게 됐다고 하니 미국 관광객 유치율을 높이기 위한 이번 캠페인에서 이 영화를 소재로 제작한 이유가 충분히 설명이 된다.


이번 4편의 티징에선 1980년대 본편과 반대로 주인공이 호주로 돌아와 자연과 야생에 적응하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실제 유명 호주 배우들이 출연해 크로커다일 던디 영화 속편으로 완벽히 둔갑했다.

영화 개봉을 기다리고 있던 소비자들은 슈퍼볼 경기 당일, 본편을 통해 실제 영화가 아닌 호주관광청의 광고상품 광고임을 알게 됐고 그 여파는 실로 대단했다.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영상을 공유하며 TV 광고 노출 수 6400만건 이상, 온라인 광고 노출 수 5800만건 이상을 기록했고 그 주 바이럴 비디오 차트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같은 비용과 인력이면 짧은 영화 한 편을 만들고도 남았을 터. 하지만 호주관광청은 영화 예고편 형식을 빌리기만 하는 아주 광고다운 반전으로 큰 효과를 거뒀다.


11번가의 2019 십일절 캠페인. [사진 제공 = SM C&C]
그리고 최근 국내에서 이와 비슷한 형식을 빌려 보다 자신 있게 등장한 광고가 있다.

11번가의 2019 십일절 캠페인이 바로 그것이다.

스릴러와 로맨스 두 가지 장르의 예고편 형식으로 제작된 이번 11번가 광고는 말 그대로 예고편의 형식'만' 차용했다.

영화처럼 보이기 위해 브랜드를 뒤로 숨기는 술수를 조금도 부리지 않았다.

오히려 시작부터 왼쪽 상단에 노출되는 11번가 로고와 자막 등을 통해 아이덴티티를 철저하게 드러내며 "나는 영화 예고편의 형식을 빌린 십일절 광고입니다"고 자랑한다.

광고임을 명확히 명시하는 이런 자신감은 요즘 같은 때 쉽게 볼 수 있는 솔직함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소비자에겐 더 새롭고 반갑다.


11번가 특유의 위트도 잊지 않았다.

스릴러편에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아닌 '할인'사건 같은 언어유희를 야무지게 구사하며 어깨의 힘은 빼고 재미는 더했다.

마찬가지로 로맨스편에선 요즘 영화 예고편에서 많이 사용되는 시사회 후기 영상을 삽입한다거나, 관람객들의 한 줄평을 패러디해 십일절 한 줄평을 채워넣는 깨알 같은 디테일로 그 기대감을 극대화했다.

지극히 광고다운 발상으로 제작해 차별화된 광고가 된 셈이다.


자, 이제 다시 질문해 본다.

앞으로도 광고는 꼭 광고 같지 않아야만 할까. 광고임을 철저히 숨기는 광고만이 소비자에게 환영받을 수 있을까. 사실 앞서 소개한 두 사례도 어떤 면에선 광고 같지 않은 광고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광고를 근간에 두고 보여주는 형식만을 새롭게 했다는 측면에선 브랜디드 콘텐츠와 가는 방향이 다르다.


야심 차게 준비한 브랜디드 콘텐츠가 더 자극적인 콘텐츠에 밀려 갈피를 못 잡을 때 다시 광고의 기본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광고답게 정면돌파해 보는 건 어떨까. 어설픈 영화가 되기보다 영화로운 광고가 되는 쪽이 아무래도 더 멋진 일이니 말이다.


[김무진 SM C&C 광고사업부문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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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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