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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과 과신] 바꾸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싸움의 경제학
기사입력 2019-09-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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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가 서로 맞설 때, 누가 더 치열하게 싸움을 펼치겠습니까. 여러 가지 요소에 달려 있습니다.

얻는 것과 잃는 것의 크기에 따라 양 진영의 노력 정도는 다릅니다.

경기장의 기울기도 영향을 미칩니다.

싸움의 방식은 지키려는 자가 이미 누리고 있는 기득권 크기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모든 조건이 대칭적이라고 해 봅시다.

바꾸려는 자의 얻는 것과 지키려는 자의 잃는 것의 크기가 같고, 공정한 경기장에서 싸움이 펼쳐진다고 합시다.

과연 두 진영은 비슷한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까, 두 진영이 선택하는 싸움의 방식도 비슷하겠습니까.
모든 조건이 같다 해도 바꾸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싸움은 대칭적이지 않습니다.

첫째, 지키려는 자는 바꾸려는 자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싸움에 쏟아붓습니다.

이를 설명하는 행동경제학 개념은 보유 효과(endowment effect)입니다.

방탄소년단(BTS)의 열렬한 팬이 티켓 양도 사이트에서 콘서트 티켓을 구매한다고 합시다.

그는 1000달러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다.

1000달러 이상의 가격에는 구매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행히 어떤 이가 1000달러 이하 가격을 제안하고, 기쁜 마음으로 구매했습니다.

잠시 후 또 다른 이가 나타나 1500달러를 줄 테니 자신에게 팔 수 있냐고 묻습니다.

많은 이들은 이런 제안을 거절합니다.

손에 쥐기 전까지는 콘서트 티켓에 1000달러의 가치를 부여했지만 손에 쥐자마자 1500달러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과 같습니다.


보유 효과는 왜 지키려는 자가 바꾸려는 자보다 더 악착같이 싸우는지 설명해 줍니다.

이미 보유한 것의 가치는 아직 쟁취하지 못한 것의 가치보다 크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왜 개혁하고 진보하는 일이 본질적으로 어려운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 지키려는 자는 바꾸려는 자보다 더욱 과감한 싸움 방식을 선택합니다.

예상과 달리 개혁하려는 자가 더욱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싸움 방식을 선택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소개한 손실회피성향(loss aversion)은 이러한 차이를 설명합니다.


다음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합시다.

아무런 조건 없이 900달러를 그냥 받겠습니까, 아니면 90%의 확률로 1000달러를 얻고 10%의 확률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추첨에 참여하겠습니까. 두 선택안의 평균값은 동일하지만 추첨 방식은 위험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은 위험을 기피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900달러를 선택합니다.


그렇다면 다음 두 가지 중에서는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900달러를 무조건 잃겠습니까, 아니면 90%의 확률로 1000달러를 잃고 10%의 확률로 아무것도 잃지 않는 추첨에 참여하겠습니까. 앞의 문제와 같이 두 선택의 평균값은 동일합니다.

당신이 다수 사람과 다르지 않다면 이번에는 위험을 동반한 추첨 방식을 선택할 것입니다.


바꾸려는 자, 즉 얻으려는 자는 불확실한 이익보다 확실한 이익을 선호하기 쉽습니다.

개혁 진영이 위험 부담이 작은 안정적인 싸움 방식을 선택하는 이유입니다.

반면 지키려는 자, 즉 잃지 않으려는 자는 확실한 손실보다는 불확실한 손실을 선호합니다.

이들의 손실회피성향이 과감하고 위험한 싸움 방식을 선택하게 만듭니다.


조국 현상이 단연 화두입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검찰개혁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바꾸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싸움입니다.

보유 효과와 손실회피성향이 싸움의 양상을 이해하는 데 작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김재수 美인디애나-퍼듀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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