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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투자 더 못해"…日기업 줄줄이 한국서 짐싸나
기사입력 2019-09-1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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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사히글라스가 '더 이상 한국에 투자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구미공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일본 기업의 '탈한국'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아사히글라스는 2006년 외국인투자기업으로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토지 무상 임대와 세금 감면 혜택을 누렸지만 14년 만에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 유리기판 한국법인인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을 정리하기로 했다.

TV 등에 사용되는 패널이 LCD(액정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으로 수요가 급변하면서 더 이상 한국에서 PDP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은 공장 용지 사용계약이 2020년 1월 25일로 만료되는 만큼 이때까지 공장 용지를 원상 복구하겠다는 입장을 경북도청에 통보했다.

외국인투자기업은 공장을 철수하려면 공장 용지를 원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은 60억~70억원 비용을 투입해 2층 건물을 뜯어내고 용지를 정리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에 진출한 다른 일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각종 규제들도 한국에서 사업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아사히글라스는 한국에서 노사 문제로 갈등도 빚어왔다.

아사히글라스가 투자한 다른 한국 자회사인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이 사내 하도급업체 비정규직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다가 소송에 휘말렸고 최근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여러 혜택을 부여하면서 아사히글라스를 경북 구미로 유치했던 경북도청은 비상이 걸렸다.

경북도청은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 용지와 건물 등의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아사히피디글라스 공장 용지에 투자할 기업이 없으면 국내 기업 유치를 위해서 산업통상자원부에 외국인투자 단지 지정 해제라도 요청해야 될 처지"라며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노사 갈등 등으로 국내 투자 여건이 좋지 않아 갑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2010년에 250억원, 2011년 350억원, 2012년 200억원, 2013년 450억원을 각각 배당해서 일본 본사로 전액 송금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회사 측은 감사보고서에서 "주요 거래처와의 제품 공급 중단으로 인해 생산을 중지하고 있다"며 "경영진은 생산 재개를 위해 신제품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밝혀왔지만, 결국 짐을 싸고 한국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 모회사인 미쓰비시중공업이 속해 있는 미쓰비시그룹은 일본 기업집단 중에서도 매출액 규모로 1·2위를 다툴 만큼 거대 기업이다.

아사히글라스는 미국 코닝 등과 함께 세계 4대 유리 생산업체로 분류되는 글로벌 유리 제조회사다.


그러나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이 제조하던 PDP 유리기판은 완전히 사양산업으로 접어들었다.

또한 아사히글라스가 추가 투자해서 한국에 설립한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의 LCD 사업도 공급과잉에 직면하는 등 디스플레이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이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물량 공세를 퍼부으면서 시장 수익성도 눈에 띄게 악화됐다.

패널 가격 하락이 계속되자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LCD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아울러 LCD 업황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대형 OLED로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높이는 추세다.


이로 인해 아사히글라스가 추가로 한국 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아사히글라스 관계자는 "LCD 사업을 담당하는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은 고객사 상황에 따라 물량을 조정할 수 있겠으나 가동 중단이나 철수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아사히글라스는 미쓰비스그룹 계열사이지만 독자적으로 자율경영한다"며 "한국에 투자한 4개 계열사 중에 생산 중단된 한 곳만 경영난으로 폐쇄한다"고 전했다.

아사히글라스 측은 이번 철수 배경에 대해 최근 한일관계 이슈와 노사관계갈등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아사히글라스 측은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의 경우 꾸준한 PDP사업 사양으로 인해 2015년 사업중지한 이후 재가동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검토했으나 시장동향 및 발전가능성 등 사업타당성에서 적합한 사업을 찾지 못해 철수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결정은 한일관계가 이슈가 되기 훨씬 전에 결정되었으며 기업의 경영적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지 한일관계 분쟁 및 노사갈동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강계만 기자 / 우성덕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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