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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맞설 기업 키우자"… EU, 134조원 펀드 조성
기사입력 2019-08-2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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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구글, 아마존을 능가하는 글로벌 초대형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1000억유로(약 134조1490억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만든다.


유럽과 미국 기업 간 격차는 해마다 벌어지고 중국 기업들이 턱밑까지 추격하자 EU 차원에서 '유럽 챔피언' 기업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확인한 EU 내부 문서에 따르면 EU는 유럽이 라이벌에 뒤처지는 분야에 대한 EU 차원의 전략적 투자 목적의 국부펀드인 '유럽미래기금' 조성 계획 초안을 작성했다.


펀드 규모는 1000억유로(약 134조원)로 EU 장기 예산안을 통해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EU는 2021~2027년 장기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초안은 오는 11월 1일 취임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차기 EU 집행위원장에게 제출돼 검토받을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내정자는 앞서 "혁신 분야에 투자를 강화하고 경제를 재구성하며 산업 정책을 개선하겠다"면서 행정 정책 초점을 경제 성장에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EU는 조성된 기금으로 전략적 핵심 산업군 내 EU 소속 기업의 지분을 장기적으로 사들일 방침이다.

이를 통해 유럽 기업 간 인수·합병(M&A)으로 초거대 기업을 탄생시킨다는 복안이다.

유럽은 1960년대 미국 공룡 항공기 제작 기업 보잉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자발적 통합을 추진해 범유럽 항공기 제작 업체 '에어버스'를 탄생시킨 바 있다.


문서에는 "미국의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와 중국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잠재적 경쟁자를 인수·합병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 어젠다를 관리한다"며 "유럽은 이 같은 기업이 없고, 이런 현실은 핵심 전략 산업군에서 EU의 영향력과 성장, 일자리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한다"고 적혀 있다.


EU의 국부펀드 조성은 '투자는 민간이 주도하며 정치는 이를 보조하는 수단'이라는 유럽의 고전적 산업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과 중국 기업이 정부의 적극적 지원하에 주요 산업에서 지배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은 정부 보조금을 받으며 사세를 키우고 있으며, 미국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견제 장치를 늘려왔다.


EU의 위기는 통계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다국적 회계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2009년 세계 100대 기업 명단 내 유럽 기업의 시가총액은 2조2720억달러로 미국 기업들(3조8050억달러)의 59%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8년 미국 기업들 수치가 약 12조달러로 3배 이상 증가하는 동안 유럽은 3조3620억달러를 기록하며 미국의 27.5%로 쪼그라들었다.


2018년 미국과 EU의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20조5000억달러, 18조8000억달러로 엇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격차는 더욱 커 보인다.

이 가운데 2009년 1조610억달러에 불과하던 중국 기업들은 2018년 2조8220억달러로 늘어나며 유럽과 차이를 대폭 좁혔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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