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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살리려…계층별 대표 해촉·의결요건 완화
기사입력 2019-08-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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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출범 이후에 제대로 된 본위원회를 한 번밖에 열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에서 첫 본위원회가 열린 뒤 산하 의제별위원회에서 탄력근로시간제 등 굵직한 노동 현안에 대한 합의가 2건 있었다.

탄력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방안에 대해 노사정이 합의했고, 한국형 실업부조제도를 도입하자는 방안에 대해서도 노사정이 의견 일치를 봤다.

모두 지난 2월과 3월에 합의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경사노위는 본위원회에서 아무것도 의결하지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해왔다.


경사노위 본위원회에서 합의 내용이 의결되지 못했기 때문에 노사정 합의는 경사노위 공식 의견으로 국회에 전달되지 못했다.

경사노위는 앞서 3월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던 본위원회에서 이 같은 합의를 공식 의결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본위원회가 열릴 수 있는 조건은 충족됐지만 의결할 수 있을 만큼 위원들이 출석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경사노위법에 따르면 본위원회는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야 개의할 수 있고, 출석 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이 가능하다.

또 의결을 위해서는 근로자와 사용자 정부를 대표하는 각 위원의 절반 이상이 출석해야만 하도록 했다.

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화기구인 만큼 다수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배려였지만 이 조항 때문에 경사노위는 3월 이후 어떤 합의도 공식적으로 의결하지 못했다.

결국 2기 경사노위는 출범 직후 위원 해촉 규정을 신설하고, 의결 요건을 조금 완화하는 방식으로 경사노위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따라서 본위원회가 파행을 빚게 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민주노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성과 청년·비정규직을 각각 대표하는 계층별 대표위원 3명이 계속해서 불참하는 바람에 노동계를 대표하는 본위원회 위원 4명 중 3명이 계속 불참하는 사태가 빚어졌고, 이 3명은 모두 민주노총 소속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노동계에서는 이들이 앞서 5차 본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구속"을 든 점에 주목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사실상 본인들이 민주노총 소속이라는 사실을 드러낸 꼴"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경사노위 파행을 주도한 3명의 계층별 대표위원은 해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그대로 두고는 사회적 대화가 진행되지 않으니 빼고 가겠다는 이야기다.

경사노위 본위원회 위원은 모두 17명인데, 앞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등 본위원회 위원들이 사의를 표명할 때 사퇴를 거부한 계층별 대표 3명은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이다.

이 중 김 위원장은 사의를 알려왔고, 끝내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2명은 대통령 직권으로 해촉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법정 당연직으로서 그대로 남고,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사실상 당연직이다.

문 위원장은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그대로 재위촉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가에서는 문 위원장은 재위촉이 유력하고, 박태주 상임위원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익위원 일부도 교체가 유력하다.


2017년 8월 취임한 문성현 위원장과 박태주 상임위원의 임기는 이달 24일과 27일 각각 만료된다.

경사노위법에 따라 위원장과 상임위원 임기는 2년이지만 연임할 수 있다.

또 임기가 만료된 경우 후임자가 위촉되기 전까지 계속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차관급인 박태주 상임위원 후임으로는 고용부 고위 관료나 교수,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거론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사노위를 사실상 파행시킨 계층별 대표 3인방의 교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들이 자신들이 대표해야 할 비정규직과 여성·청년들을 제대로 대변했는가 아니면 민주노총의 조력자로 역할을 했는가를 봤을 때 후자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민주노총 소속으로 의심받는 이들을 제외하고 2기 경사노위를 출범시키면 민주노총과 현 정부가 화해할 수 없는 길로 가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두 번이나 경사노위 참여를 결정하지 못하고 본위원회를 파행시키는 등 책임은 민주노총에 더 크게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사 문제는 누가 맞고 틀리다가 아니라 서로 타협 조정을 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으로 실현되기 전에 노사정 간 대화와 타협이 필요한 것"이라면서 "경사노위와 같은 사회적 대화기구가 제대로만 운영되면 우리 사회의 갈등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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