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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돈 확 풀자는 與…`나라곳간`은 어쩌나
기사입력 2019-08-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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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둘째부터)가 13일 `2020 예산안 편성 당정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여권이 13일 정부와의 당정 협의에서 내년도 예산을 530조원 규모의 '자이언트급'으로 편성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나친 확장적 재정 기조로 인해 미래 세대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역대 최대 돈풀기 잔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장 예산안 편성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에서조차 530조원이라는 더불어민주당 요구가 무리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예산실 관계자는 "530조원은 의미가 전혀 없는 민주당의 희망사항이라고 본다"면서 "현실적으로도 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도 "당에서도 실제 530조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향후 협상 과정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일단 높은 액수를 던져놓은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재부가 이처럼 여권의 초(超)슈퍼 예산 편성 요구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수와 수출 부진에 따른 법인세 감소 등 지난해까지 이어진 세수 호황 기조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지출만 늘리면 재정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복지 지출이 앞으로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정부는 재정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 정부에 비해 지나치게 큰 편"이라며 "세수가 나빠지는데 지출을 늘리면 뒷감당은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국면이라면 지출을 늘려도 국가채무 부담이 크게 늘지 않지만, 한국은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 국가여서 국가채무 부담이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회 예산정책처는 재정건전성을 철저히 관리하지 않으면 2020년까지 40%를 넘지 않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30년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여당이 예산 사용처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무턱대고 예산 규모만 늘리자고 주장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6월 정부부처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 요구액은 498조7000억원이다.

여당 요구대로 내년도 예산안을 530조원으로 작성하면 두 달 새 30조원이 넘는 규모의 추가 사업을 두 달 안에 발굴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사업을 급박하게 추가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토하지 않으면 선심성 예산이 무분별하게 추가될 우려가 크다.


그동안 부처들 예산 요구액과 기재부의 최종 예산안 간 차이를 살펴보면 여당 요구가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단적으로 드러난다.

최근 3년간 정부 최종 예산안은 부처 요구액 대비 평균 6조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여당이 이번에 요구한 증액 규모 중 5분의 1 수준이다.

2016년에는 부처들 요구액을 3조9000억원가량 삭감한 예산안이 제출됐다.


여당이 이처럼 터무니없는 예산 규모를 요구한 것을 놓고 무책임한 처사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확장적 재정 운용에 대한 의지를 530조원이란 숫자로 표현한 것 같은데, 정부 재정에 대한 논의에 이렇듯 가볍게 정략적으로 임하는 것은 양심 없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무리한 요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예산을 쏟아낼 준비 과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제 분야에서 평가가 좋지 않은 현 정권에서 선심성 예산을 통해서라도 이미지 쇄신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재정지출 확대는 2% 성장률이 무너져 경제 낙제점을 받는 것을 대비하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야권에서도 "지금 재정 수준이 괜찮다고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막대한 돈을 막 쓰겠다고 나선다면 역대급 '먹튀 정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손일선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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