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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손바닥 뒤집듯…세운지구 4800가구 공급 없던일로
기사입력 2019-07-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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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좁은 골목에 위치한 가게들의 문이 닫혀 있다.

[매경DB]

서울시가 최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구역 해제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시는 앞서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세운재정비지구의 주거 비율을 기존 60%에서 90%까지 높여 2028년까지 주택 약 5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의욕적으로 밝혔던 이른바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다.

하지만 올해 초 을지면옥 등 일부 노포(老鋪) 보존 논란이 불거지자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도심 주택 공급 계획을 불과 반년 만에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서울시의 오락가락 행보에 따른 행정 신뢰성 저하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16일 서울시와 정비 업계에 따르면 종로구는 지난 5일부터 종로구 장사동 67 일대 세운2구역 일몰기한 도래에 따른 정비구역 해제 조치 등에 대한 주민공람 절차를 개시했다.

25일까지 관련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해 해제 절차를 진행한다.

중구도 이달 말 세운3구역 등 관할 세운재정비지구 6개 구역을 대상으로 정비구역 해제 계획에 대한 주민공람을 시작할 예정이다.


7~8월 자치구의 주민공람, 9~10월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서울시가 11월께 도시재정비위원회 구역 해제를 최종 결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자치구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재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 때문에 구역을 해제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며 "정비사업이 아니면 낙후된 이곳 환경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종로에서 퇴계로까지 세운상가를 뼈대로 양옆으로 펼쳐진 세운재정비지구(43만8585㎡)는 총 8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2구역과 3구역은 종로구, 나머지 6개 구역은 중구 관할이다.

8개 구역 가운데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업을 진행 중인 세운4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 대부분이 해제 대상이다.

보존 논란을 촉발한 을지면옥이 포함된 세운3구역은 몇 개 조각으로 갈라져 운명이 달라지게 됐다.

을지면옥이 속한 3-2·6·7구역은 사업시행 인가를 받아 일단 구역 해제에선 제외되지만 아직 사업시행 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3-8·9·10구역은 해제 대상에 올랐다.

상반기 대우건설이 본사를 이전한 써밋타워가 들어선 6-3구역도 덕수중 오른편의 소구역들은 대부분 해제될 전망이다.

5구역도 지난 3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5-1·3구역을 제외하곤 거의 다 해제가 유력하다.


1968년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로 지어진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공구상, 인쇄소 등이 밀집한 세운지구는 개발된 지 50년이 넘어 매우 낡았다.

2006년 10월 26일 재정비촉진지구로 처음 지정된 이후 박 시장 재임 기간인 2014년 3월 27일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세운상가 존치 등 일부 계획을 변경해 재정비지구로 다시 지정됐다.


다만 상당수 구역이 도시정비법상 '토지 등 소유자가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날부터 5년이 되는 날까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돼 올해 3월 26일자로 일몰 대상이 됐다.

세운지구는 상업지역이지만 구역 통합이 안 되면 일조 등 문제 때문에 고밀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정비구역에서 해제되고 빌라 등이 들어서면 노후 건축물 비율 문제 등 때문에 다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는 어렵다.


정비구역 일몰 기간은 토지 등 소유자 30% 이상이 요청하거나 지자체가 자체 판단으로 정비구역 존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2년간 연장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2월 31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세운2구역, 5구역, 6-1구역, 6-2구역, 6-4구역 등 아직 개발계획이 거의 수립되지 않은 5개 구역에서 직주근접이 가능한 주택 4780가구를 2028년까지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세운지구는 일몰 기간이 연장돼 구역 해제를 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연초 을지면옥을 비롯한 일부 노포 보존 논란이 불거지면서 서울시 내부 기류는 재개발에서 보존으로 갑자기 확 바뀌었다.


조남준 서울시 역사도심재생과장은 "작년 말 발표했던 주택 공급 계획은 현실적으로 이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시엔 서울 추가 주택 공급 8만가구 목표를 채우기 위해 최대한의 계획을 내놓은 것이었는데, 올해 초 (보존 관련) 홍역을 겪은 만큼 주택 공급과 보존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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