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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걸리던 통관 10일로 늘어…재일동포사업 피해 실감"
기사입력 2019-07-1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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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경제보복 ◆
"한일 관계 악화로 재일동포들의 사업에도 실질적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외교적 협의를 통한 해결을 정부에 요청 드립니다.

"
장영식 도쿄한국상공회의소 회장(에이산그룹 회장)은 강제징용 판결 이후 염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양국 정부의 조속한 협의를 호소했다.

장 회장은 지난 10일 도쿄상의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통관이 과거에 비해 철저해지면서 예상치 못한 피해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기적으로 비슷한 물자를 수입하다 보니 과거엔 송장(인보이스)만으로도 통관 절차가 간단히 끝났다.

그러나 최근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일도 있다는 것이다.

수입업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비용과 시간 등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장 회장은 "특히 한국산 식자재 등을 들여올 때 통관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면서 모든 절차를 마친 후에는 식자재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당장 피해도 문제지만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거래처가 끊기는 것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장 회장은 이어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는 회사들이 등장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가 운영하는 에이산그룹 역시 10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에이산그룹은 면세점 사업을 중심으로 일본 내에서 500여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 매출은 300억엔가량이다.


그는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불만 누적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일본 유통업체 중에서도 한국 제품 비중 축소를 검토하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일본 여론조사 등을 보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해 찬성한다는 일본인이 훨씬 많다"며 "이번 조치는 참의원 선거와 상관없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 일부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정치적 요인에 의한 일회성 조치가 아니란 얘기다.

장 회장은 "광복절이 되면 또 양국 관계가 출렁거리지 않겠느냐"며 "이달 안에 협의를 시작해야 추가적인 악화를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NHK가 지난 5~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수출규제 조치를 지지한다는 답변은 49%에 달했다.

부적절했다는 답변은 9%에 불과했으며 어느 쪽이라 말하기 힘들다는 답변은 37%였다.

다른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도 이번 조치를 지지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악화된 여론으로 도쿄의 대표적인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 주변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여전히 많은 일본인이 신오쿠보를 찾는 등 외견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언제든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한류의 영향으로 신오쿠보를 찾는 일본인이 급증했다.

특히 젊은 층을 상대로 한국 음식과 화장품 등을 소비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면서 관련 매장이 급증했다.


장 회장은 "분위기가 악화될수록 신오쿠보를 찾거나 한국산 제품을 쓰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커질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동포 상공인들이 모여 있는 신오쿠보 지역은 한일 관계의 출렁거림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비판 발언 이후 일본 내 반한 감정이 비등하면서 신오쿠보가 직격탄을 맞았다.

잇따른 일본 우익 세력 등의 시위로 일본인 고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신오쿠보 지역의 한국인 가게 중 3분의 1가량이 파산하는 등 급격히 활기를 잃었다.

최근 3차 한류로 불리는 K팝 인기와 함께 신오쿠보 역시 생기를 되찾은 상황이었지만 언제든 2012년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회장은 "갈등 지속으로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양국 국민뿐"이라며 "정치적으로 원만한 해결을 해주길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웃나라끼리 싸워서 득이 될 것은 없고 모두 지는 게임일 뿐"이라며 "과거 문제는 장기적으로 풀어 나가고 지금은 화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꼭 한국에 전해 달라"고 덧붙였다.


도쿄상의는 양국 국교 정상화(1965년) 이전인 1961년 설립됐다.

일본에서 기업을 하는 재일동포들이 만든 첫 단체가 도쿄상의다.

이후 각 지역에 상의가 생겼고 이 과정에서 재일한국상공회의소도 세워졌다.

현재 19개 지역상의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도쿄상의엔 300여 명의 회원(법인 및 개인)이 참여하고 있다.

장 회장은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일본에 온 이른바 '뉴커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2016년 도쿄상의 회장에 취임했다.


일본 법무성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45만2701명이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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