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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억누른다고 욕망이 사라질까
기사입력 2019-06-2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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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강남 집값은 각각 교육과 부동산 문제다.

그러나 그건 겉으로 보이는 '표지'일 뿐이다.

사안 깊숙한 곳에는 욕망이 있다.

더 나은 입시 결과에 대한 바람, 더 나은 곳에서 살며 재산을 키우고 싶다는 바람이다.

남보다 앞서고 싶다는 욕망이 자리해 있다.

이 욕망은 어찌 보면 본능에 가까운, 그래서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기에 억누른다고 사라질 게 아니다.


강남 집값이 지금처럼 된 건 집을 사는 사람이 있어서다.

수요다.

그곳에 살고프기에, 그곳에 집을 갖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 수요는 전국에서 온다.

재력이 있거나 목돈을 쥔 비수도권 거주자들 중에서는 '강남에 집 한 채 정도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주택이어서 일부를 팔아야 한다면 강남을 뺀 다른 곳의 집부터 판다.


자사고 문제에도 욕망이 깔려 있다.

입시에 더 유리한 학교, 아이들 학력을 세심하게 챙기는 학교에 대한 욕망이다.

입시에서 자사고가 보여준 '위력'은 이미 증명됐다.

일반고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비싼 학비에도, 부모와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데도 학생들이 몰린다.

근절하겠다고 아무리 외쳐도 근절은커녕 더 번성하는 사교육과 비슷하다.


죄악시하고 억눌러봐야 욕망은 움츠릴 뿐 기회가 되면 다시 분출한다.

대출을 조이고, 세금을 더 매기면 강남 집값이 주춤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잠시뿐, 얼마 못 가 수요는 폭발하고 집값은 또 오른다.

억눌린 수요이기에 틈이 보이면 고속으로 솟구친다.

이미 몇 번을 경험했다.

그래서 '강남 불패'라는 말이 나왔다.


재지정 탈락을 시켜 자사고를 없애 봐야 그 수요는 다른 모습으로 분출한다.

오히려 더 안 보이게, 그리고 더 거칠게 사교육으로 갈 게 뻔하다.


억누를 게 아니라 다스리면 어떨까. 욕망 자체가 사그라들 상황을 만들거나 다른 곳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강남 집에 대한 수요를 온전히 받아줄 만큼 공급을 하거나 아예 공급이 더 많게 만든다면. 기존 신도시를 더욱 고도로 가다듬어 강남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매력적이게 만든다면. 강남 집에 대한 수요가 사그라들거나 다른 곳으로 분산되지 않을까. 그래서 대선 때마다 후보들이 더 이상 강남 집값을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또 일반고에 다니니 입시 결과가 자사고 못지않다는 평가가 나오게 한다면. 공교육이 질도 좋은데 돈도 훨씬 덜 든다는 소리가 나오게 한다면. 자사고에 가라고 등을 떠밀어도 가지 않을 것 아닌가.
꿈 같은 이야기라고? 그럼 통하지 않는 방법을 자꾸 동원하면 무슨 수가 나오나. 수요는 여기에 있는데 공급은 저쪽에다 하고, 그 수요가 잘못된 거라며 억누르기를 하면 어쩌자는 건가.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데 말이다.


[이상훈 정치부 차장 겸 레이더P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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