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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무역전쟁 승자는 베트남…中 떠난 공장 유입에 수출도 급증
기사입력 2019-06-2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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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은 베트남에 절호의 찬스다.

베트남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지는 이번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확연히 갈릴 것이다.

"
베트남 기업체 모임인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부띠엔록 회장이 최근 입버릇처럼 말하는 내용이다.

베트남이 중국을 대신해 '세계의 공장' 지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초래하는 세계 무역 지도의 변화를 십분 이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견제를 받아 제조업 기반이 흔들거리는 중국을 넘어 글로벌 제조업 기지로 도약하려는 '베트남판 제조업 드림'을 달성해야 한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틈을 타 베트남 정부의 '제조업 드림'이 점차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올해 1~4월 기준 베트남 대미 수출은 주요 대미 수출국 중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주요 기업들도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속속 옮기고 있다.

반면 중국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3%나 줄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 빈자리를 베트남이 빠르게 잠식하는 모양새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기준 베트남 대미 수출은 206억95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급증했다.

주요 대미 수출국 40개 중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 대미 수출 역시 전년 대비 17%가량 증가했지만 베트남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휴대폰과 PC 등 전자제품 분야에서 베트남과 중국 간 희비가 엇갈렸다.

베트남의 대미 휴대폰 수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가파르게 늘어났다.

컴퓨터 수출도 78% 증가했다.

반면 중국산 휴대폰과 컴퓨터의 대미 수출은 각각 27%, 13% 줄었다.


앞으로 이 같은 경향이 심해질 전망이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 인근 타이응우옌과 박닌에서는 삼성전자 공장이 휴대폰을 연간 1억6000만대 안팎으로 생산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평택에 있는 스마트폰 라인을 뜯어 베트남 하이퐁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중국 스마트폰 선두 주자로 꼽히던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집중 견제로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삼성과 LG가 생산하는 '메이드 인 베트남' 휴대폰의 미국 수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최근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가 최주호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장(부사장)을 만나 "삼성의 성공이 베트남의 성공"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트남 제조업을 상징하는 삼성전자가 승승장구해야 이에 자극받은 세계 굴지의 제조 업체가 베트남 진출을 결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관세 이슈가 심화되는 데다 인건비마저 가파르게 올라 중국 라인을 뜯어 베트남행을 고려하는 기업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윤옥현 대한상공회의소 베트남사무소장은 "베트남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 기업 수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며 "한 달 새 베트남 시찰을 온 기업 단체 숫자가 5~6회를 넘나든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샤프는 노트북PC 공정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 교세라 역시 프린터 생산라인 일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이공증권(SSI)이 '미국이 중국 제품에 관세를 매기면 베트남은 휴대폰·전자통신장비·컴퓨터·가전 분야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트남이 수혜를 보는 영역은 비단 정보기술(IT) 분야만이 아니다.

FT에 따르면 올해 1~4월 기준 미국발 베트남산 해산물 수출 역시 전년 대비 40%나 늘어났다.

고율 관세로 대미 수출길이 막히자 베트남 가공 업체가 반사이익을 본 덕이다.


의류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호찌민시에서 직물 공장을 운영하는 응우옌후푹 씨는 "무역전쟁으로 제조 업체와 유통 업체, 투자자들이 공급체인을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옮기고 있다"며 "그 덕에 설비 규모를 두 배로 늘리기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 베트남은 향후 3년간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는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스유키 사와다 ADB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혜택을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에서 높은 관세를 매긴 중국의 수출품과 품목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인 폭스콘도 베트남 북동부 꽝닌성 일대에 TV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이를 위해 1차로 4000만달러(약 463억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24일 베트남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트남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4월 베트남 대미 수출 흑자가 크게 늘어난 덕에 베트남은 같은 기간 중국, 멕시코, 일본, 독일에 이어 대미 흑자 규모 5위를 차지했다.


[하노이 = 홍장원 특파원 / 서울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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