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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중동 脫석유 전략서 삼성 경쟁력 살려야"
기사입력 2019-06-2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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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셋째)이 24일 서울 상일동 삼성물산을 찾아 경영진과 전략회의를 진행한 후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물산 블라인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스마트폰 등의 사업 전략을 챙기고 리스크를 점검하는 등 사실상 '비상경영' 행보에 나선 가운데 이번에는 삼성물산·엔지니어링의 건설부문 경영진을 만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중동사업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사우디의 실세 왕족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오는 26일 방한해 재계 주요 인사를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직접 경영진과 머리를 맞대고 중동의 '탈(脫) 석유 전략'에 따른 사업·협력 확대를 모색했다.

삼성의 '중동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강동 상일동 삼성물산 사옥을 찾아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설계·조달·시공(EPC)' 계열사의 전략과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등이 EPC 계열사다.


이 부회장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DS(반도체·디스플레이)·IM(스마트폰·통신장비) 부문 사장단, 삼성전기 경영진과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전략과 미·중 무역마찰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등을 점검하는 등 비상경영 행보를 이어간 데 이어 이번에는 비전자계열사인 삼성물산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중동 국가의 미래 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시작된 회의는 점심식사까지 포함해 3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이 부회장은 경영진과 함께 삼성물산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EPC 계열사의 글로벌 사업 수행 경험과 기술을 기반으로 중동 국가들과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만들어 내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또 최근 유가·환율 변동으로 EPC 계열사의 사업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안정적 사업 수행을 위한 리스크 대응 체계를 검토하고 향후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도 협의했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 EPC 업계의 핵심 도전과제로 꼽히는 데이터 기술·스마트 건설 등을 활용해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중장기 전략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26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할 예정이고 청와대 오찬을 통해 이 부회장을 비롯한 재계 주요 총수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에 앞서 삼성물산·엔지니어링의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목적으로 이날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UAE 등 중동 국가들은 자국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탈석유 정책을 펼치고 있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산업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ICT, 건설 등에 강점이 있는 삼성의 경쟁력과 중동의 움직임이 맞아떨어져 비스니스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EPC 계열사 경영진과 사업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빈 살만 왕세자는 탈석유 경제, 미래 선도기술 투자 등을 기조로 하는 국가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고 이 전략의 일환으로 '네옴' 스마트시티 건설 등의 사업이 진행되는데 여기에 수백조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사우디와 협력 관계를 증진시키면 실질적 사업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특히 사우디의 국가개혁 프로젝트가 ICT에 강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건설 등에서 기술·노하우를 갖고 있는 삼성물산·엔지니어링 등과 연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삼성은 전자뿐만 아니라 건설 등 다른 부문에서도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탈석유 정책을 바탕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중동은 좋은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직접 중동 등의 정상을 만나고 빠른 결정을 내려주면 비즈니스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삼성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만큼 이 부회장이 정상들을 만나는 것은 민간외교 차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2월 UAE의 실세 왕족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공군 부총사령관을 두 차례 만나 5G를 비롯한 ICT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중동사업을 검토했다.

2월 11일에는 이 부회장이 아부다비를 방문해 만남이 이뤄졌고 2월 26일에는 모하메드 왕세제가 경기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다.

UAE 역시 자국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ICT 등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규식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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