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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고` 위기감 느낀 이재용…이달에만 3번째 사장단 소집
기사입력 2019-06-1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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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비상경영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 사장단이 지난 1일 글로벌 경영 환경 점검·대책 회의를 하기 위해 경기 화성사업장 사옥에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 부회장,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사진 제공 =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장기적인 투자계획은 물론 사업별 하반기 경영 전략까지 직접 챙기는 등 숨 가쁜 '비상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DS(반도체·디스플레이) 사장단을 주말에 소집하고 지난 14일에는 IM(스마트폰·통신장비)부문 경영진을 만난 데 이어 이런 형태의 전략회의를 각 사업부나 계열사들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겪고 있는 악재는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 부진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 등으로 인한 컨트롤타워(사업지원TF) 기능 마비 △각종 수사·압수수색 등으로 인한 임직원 동요 등으로 요약되는데, 이 부회장은 이런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회사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껴 비상경영 행보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고동진 IM부문장(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 등을 불러 오찬을 포함해 5시간여 동안 경영전략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전날 IM부문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이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논의한 내용들을 검토하고 하반기 경영 전략과 투자계획을 점검했다.

이와 함께 5G통신 이후의 6G, 블록체인, 차세대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이 될 첨단 기술과 신규 서비스 개발을 통한 차별화 방안도 논의했다.

이 밖에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방안 등도 검토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올 1분기 실적 둔화의 원인이 됐던 DS부문 사장단과 회의를 열고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을 점검해 대책을 마련하고 투자·채용 계획 등을 직접 챙겼다.

이 회의는 4시간여 진행됐는데 작년 2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영에 복귀한 후 주말에 긴급하게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에 따라 대내외 경영 환경이 매우 위중하다고 판단해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 부회장은 13일 또다시 DS 경영진을 만나 시스템반도체 투자계획을 챙기고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반도체 리스크 대응 체계를 재점검했다.

또 향후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구도 변화 전망과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17일에는 삼성전기를 방문해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챙기는 데 이어 삼성전자 CE(TV·가전)부문, 다른 계열사와 전략회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삼성전자의 사업 전반과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직접 챙기고 나선 것은 현재 경영 환경에 대해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국내 상황도 여의치 않은 데다 메모리 반도체 경기 둔화에 미·중 무역분쟁 등도 더해져 삼성전자가 '내우외환'에 처했다"며 "이런 위기 상황에는 단기적인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력을 마련하기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이 더욱 중요한데, 삼성은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어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사업 전반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14일 IM부문과 회의에서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논의된 경영 전략을 직접 보고받고 챙겼다.

과거에는 사업부문별 글로벌 전략회의 내용은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TF가 1차적으로 검토해 핵심 내용을 뽑고 이를 이 부회장에게 보고해 그룹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일이 진행돼왔다.

사업지원TF는 삼성전자의 사업부문이나 계열사 간 사업 조율, 전략·투자계획 수립 등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건과 관련해 삼성전자 사업지원TF에서 팀장인 정현호 사장이 검찰에 소환되고 김 모 부사장과 백 모 상무 등이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실상 이 조직의 기능이 마비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구속 등이 잇따르면서 사업지원TF는 업무가 마비된 상태"라며 "누가 언제 불려가 수사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이 손에 잡히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중장기적인 투자나 성장동력 개발뿐 아니라 스마트폰 단기 전략(하반기 전략)까지 챙기기 시작했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위기의식이 크게 고조돼 있는데도, 사업지원TF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도 불확실성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최고경영진이나 컨트롤타워가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의 비상경영 기저에는 실적 부진도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반도체 부진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2%나 줄어든 6조233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크쳤는데 2분기에도 메모리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더 줄어든 6조500억원 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규식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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