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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명예기자 리포트] 한국 나랏빚 증가 `과속`…3050클럽 국가중 최고
기사입력 2019-06-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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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한국은행이 국민계정 기준연도를 2010년에서 2015년으로 개편하면서 국가채무비율에도 변화가 생겼다.

국가채무비율을 구할 때 분모에 해당하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불어나 국가채무비율이 39%에서 35%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한데 이런 숫자를 두고 최근 청와대 경제수석이 "재정 여력이 커졌다"고 말해 학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분모가 늘어났다고 분자의 부채 규모 자체가 작아진 것은 아닐뿐더러 본질은 '숫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40%라는 기준선이 논란이 될 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0%라는 숫자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

국가채무비율과 재정수지는 증가 속도와 악화 폭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말 그대로 중요한 건 '속도'와 '폭'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국가채무비율이 100%를 넘어간 상황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비교적 건전한 편이다.

하지만 속도를 검토해보면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2000~2017년 OECD 32개국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이 중 네 번째로 높은 증가율(11.5%)을 보이고 있다.

우리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른 나라는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에스토니아 같은 GDP 규모가 굉장히 작은 나라뿐이다.

우리나라와 규모가 비슷한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에 가입한 7개 국가만 놓고 보면 증가 속도는 1위로 치솟는다.


절대적인 수치를 비교해봐도 우리나라 국가채무 증가 속도는 2000~2015년 연평균 12%다.

OECD 평균인 7.5%보다 2배 가까이 빠르다.

여기에 재정건전성 악화를 견딜 기초체력(펀더멘털)까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더 키운다.

최근 한국 경제는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며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연 3% 성장은 당연하게 여겨졌던 게 불과 1년 전인데, 잠재성장률은 2%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자율이 성장률보다 높아지면 이자를 지불하기 위해 또 빚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한국은 전 세계 어느 국가도 겪은 적이 없을 정도로 급격한 저출산·고령화의 절벽에 서 있다.

이에 따라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아동수당, 공무원연금 같은 의무지출이 빠르게 늘게 된다.

한마디로 벌어들일 돈은 줄어드는데, 돈 쓸 곳은 많아지는 경제구조가 된다는 말이다.

최근 정부가 정년 연장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고령화·저출산 심화로 인한 정부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여기에는 재정 역시 반드시 함께 고려돼야 할 사항이다.


[정리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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