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기 실적만 통보하면 끝?…억울한 사연 '나몰라라'

【 앵커멘트 】
금융감독원이 매년 '역대 최대' 규모라며 홍보를 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보험사기인데요.
그런데 그 이면에는 억울한 소비자들의 아픔이 숨어 있습니다.
금감원은 이런 문제를 제대로 확인하거나 관심도 두지 않았습니다.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인천의 한 로터리.

6개 도로가 한 곳에서 교차합니다.

높은 곳에서 봐도 차선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한 눈에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신호가 헷갈려 차량이 도로 위에 덩그러니 서있기도 합니다.

A씨는 해당 로터리에서 6차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보험사기범으로 몰렸습니다.

▶ 스탠딩 : 김용갑 / 기자
- "금융감독원은 특정한 장소에서 수차례 교통사고가 발생하자 A씨를 보험사기 혐의자로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에서는 사고에 고의성이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처럼 무고한 시민이 보험사기 혐의자로 내몰린 사례는 얼마나 될까?

이를 적발해 경찰에 넘기는 역할을 하는 금융감독원에 물었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보험사기 혐의자를 수사 당국에 넘긴 이후 결과를 확인하지 않기 때문.

▶ 인터뷰(☎) : 금융감독원 관계자
- "저희가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라든가 조사요청을 하지만 경찰 쪽에서 수사가 끝난 다음에 그 결과를 저희쪽에 알려주고 있지는 않거든요. 저희가 의뢰는 하지만 결과를 요청할 법적 근거도 없고…"

금감원은 자신들이 적발한 사기범이 진짜 범죄자였는지 아니면 억울한 금융소비자였는지 관심도 없는 상황.

최우선 순위로 '소비자보호'를 외치지만, 정작 그 보다는 외형적인 실적만 챙기려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감원의 보험사기 적발시스템 자체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이승재 / 변호사
- "그 장소를 다닐 수밖에 없었고 사고가 잘 나는 곳이었고 블랙박스를 검토해보면 고의로 사고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된 사례거든요. 개별 사안에 대해서 빈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례에 대해서도 소명하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매년 '역대 최대'라며 보험사기 적발 실적을 자랑하는 금감원의 홍보 뒤에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억울한 소비자들의 아픔이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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